가족 마저 그의 죽음을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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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지병으로 숨진 유씨와 신씨, 가족들은 시신 인수를 거부했다. 무연고 사망자. 이들의 생애에 마지막 덧대진 행정기록이다. 살아생전 한 번도 서로를 보지 못했지만, 마지막 길은 함께했다. 차가운 안치실에 놓인지 두달 만이다.

경기도 고양시의 서울시립승화원 2층 빈소에서 이들의 합동장례식이 열렸다. 문상객도 없고 죽음을 슬퍼하는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빈소내 영정 액자도 텅비어있다. 장의업체 직원과 서울시의 장례 위탁을 받은 사단법인 나눔과나눔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이 전부다.

장례가 시작됐다. 고인에 대한 소개는 생몰 연도, 마지막 주소지를 발표했다. 유골은 화장 후 승화원의 유택동산에 산골 된다. 자원봉사자 1명이 상주 역을 맡았다. 다른 자원 봉사자들이 절을 올렸다. 장의업체 관계자는 밥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꽂는 의식인 계반삽시(啓飯插匙)를 했다. 마지막 장례 절차인 조사낭독을 인사로 의식은 15분 만에 마무리됐다.

시신을 화장장까지 운구하고 자원봉사자들이 관 앞에 대기했다. 화장은 1시간만에 끝났다. 이후에 수골작업이 이어졌다. 염불봉사자들은 그 앞에 지전을 두고 불경을 외웠다. 고인의 유골에서는 보철물이 발견됐다. 직원은 봉사자들에게 따로 빼겠다고 허락을 구한 뒤 유골가루만 한곳에 모았다.

유골함은 얇은 보자기로 감싸져 승화원 내 유택동산으로 향했다. 유택동산은 여러 고인의 유골을 한 곳에 모아 뿌릴 수 있도록 하는 제단형 안치시설이다. 유택동산은 무연고 사망자뿐 아니라 다른 화장터의 유골도 함께 묻힌다.

장의업체 직원이 제단의 뚜껑을 연다. 고인의 유골은 한줌 씩 뚜껑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바람이 불어 하얀 뼛가루가 허공에 휘날렸다. 이들은 두 손 위에 유골을 올릴 때마다 연신 고개를 숙였다. 고인들의 유골함 앞에 있던 지전도 태웠다. 추도사 낭독부터 산골까지, 장례식은 2시간 30분만에 마무리됐다.

본문 이미지: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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