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 길이 같다는 추분, 낮이 8분 더 길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가을의 분기점 ‘추분(秋分)’이지만 실제 이 날은
낮이 밤보다 8분가량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실제로 체감하는 낮과 밤
의 길이가 거의 같아지는 날은 사흘 뒤인 26일이다.
천문학적으로 추분은 공전 궤도에 대해 23.5도 기울어진 지구의 자전축이 태양
을 향하지도, 태양의 반대편을 향하지도 않고 정확히 옆을 향하게 되는 순간을
의미한다. 이 기울기 때문에 계절이 발생하는데, 추분은 1년 중 딱 두 번 태양
빛이 남반구와 북반구에 치우침 없이 공평하게 비치는 지점이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인 계산일 뿐 지구상에서 실제 관측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최근 추분(equinox·에퀴녹스)이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낮과 밤이 같다’는 것을 의
미하지만 이는 지구가 대기가 없을 때나 사실이다며 “공기는 태양 빛을 굴절시키
는 효과를 낳는다”고 밝혔다.
지구를 둘러싼 대기가 일종의 렌즈 역할을 하며 태양 빛을 굴절시켜 실제로 해가
뜨고 질 때 그 위치가 왜곡되어 보인다. 지구 대기층이 태양 빛을 굴절시켜 실제
해가 뜨기 전부터 보이고, 해가 진 후에도 잠시 더 보이는 착시를 일으키는 것이
다.
우리가 실제로 해를 관측하는 방식과 천문학적 계산 방식이 다른 것도 원인이다.
손동효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천문학에서는 계산의 편의를 위해 모든 천체
를 질량 중심을 가진 하나의 점으로 가정하는 경우가 많아, 춘분과 추분의 시각은
태양의 중심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추분은 태양의 ‘중심점’이 천구의 적도를 지나는 순간을 의미한다. 태양의 중심과
실제 관측 기준인 ‘태양의 윗면’ 사이에는 태양 반지름만큼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
차이가 시간으로 환산되면서 태양의 중심이 뜨기 전부터 이미 낮은 시작되고 중심
이 진 후에도 낮은 지속되는 효과를 낳는다.
결과적으로 지표면에서 관측했을 때 실질적인 낮과 밤의 길이가 가장 비슷해지는
날은 올해 서울 기준 26일 금요일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일출
은 오전 6시 23분, 일몰은 오후 6시 23분쯤으로 낮의 길이가 12시간에 근접한다.
한편 순수 천문학적 의미의 추분 시각은 23일 오전 3시 19분이며, 이 순간을 기점
으로 북반구는 밤이 낮보다 길어지는 시기로 공식 진입한다.
본문 이미지: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