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더위와 함께 핀 덕수궁 석조전 배롱나무 꽃

in #steemzzang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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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왔을 때보다 더 붉다”
덕수궁 석조전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발걸음을 멈춰 사진을 찍는다.
한여름 내내 꽃을 피우던 배롱나무가 계절의 끝자락에서 오히려 더 짙고 선명한 빛
깔을 드러내며 시민과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배롱나무 백일홍(百日紅,
Crape Myrtle)은 여름철부터 가을 초입까지 100일 가까이 붉은 꽃을 이어 피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더위와 가뭄에도 꿋꿋하게 꽃을 틔워 조선 시대부터 궁궐과 고택의 정원수로 널리
심겨왔다. 특히 늦여름 이후 겹겹이 피어나는 꽃은 여름보다 한층 짙은 색을 띠어,
가을 단풍과는 다른 붉음으로 계절의 경계를 허무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덕수궁에서는 클래식 연주를 들으며 고종이 사랑했던 가배차(커피)와 디저트를 즐기
는 ‘테라스 카페 체험’, 대한제국 황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공연 관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야간 관람 프로그램 ‘밤의 석조전’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입장권은
사전에 매진됐지만, 외부 산책만으로도 흘러나오는 풍성한 클래식 선율과 가을 밤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1910년 완공된 석조전은 고종이 지은 서양 르네상스 양식의 궁궐 건축물로, 회색
석재로 지어진 웅장한 건물 앞마당에 배롱나무가 붉게 물들면, 서양식 건축과 동양의
전통 정원수가 어우러져 독특한 경관을 연출한다.

늦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드는 지금, 덕수궁을 찾는 이들은 배롱나무와 석조전,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지는 낭만적인 가을 풍경과 만날 수 있다.

본문 이미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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