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인연의 기쁨과 슬픔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last month (edited)



"인연을 만나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지긋지긋한 인연들에 둘러싸여 숨 막혀 하면서도 인연을 찾아 헤맨다. 어디에 있을까? 만나기로 되어 있던 너. 그런 너는 어디에도 없다. 이미 인연들로 포위된 우리는 인연을 찾아 나설 필요가 없는데도. 그게 만족스럽지 않으니 말이야. 인연을 부정하고 싶은 거야. 성장의 속도가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생겨먹은 게 다르다 보니, 인연을 좇다 말고 울어버리는 거야. 이상형이란 게 다 그렇지. 결핍이란 게 늘 그 모양이지. 너가 원하는 그것은 한 번도 널 떠난 적이 없는데.



우주가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 인연의 그물망을 누가 벗어날 수 있겠어. 그래서 지독하지만. 어딘가에, 어딘가에 꼭 맞는 인연이, 요철이 딱 들어맞는, 유전자 화학식의 기호 하나라도 일치하지 않는 것이 없는, 천생연분 소울메이트가 꼭 있을 것 같단 말이지. 그래, 그래서 다들 혼자가 되었잖아. 외롭다며 펑펑 울어버리면서까지 감수하겠다면 뭐 어떡하겠어. 에구에구, 어깨를 토닥여 줄 수밖에.



하지만 이렇게 넓은 세상에서, 모래알처럼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는 너를 어떻게 만났을까? 우리의 옷깃은 어떻게 스쳤을까? 언젠가 다시 만나지겠지, 고대하던 인연들이 도통 만나지지 않은 채 한없이 멀어지는 걸 느낄 때면. 반면에 이 지독한 인연은 왜 내 손을 꼬옥 붙들고 놔주지를 않는 걸까 신기하기도 해.



자꾸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이미 죽어버린 별들을 그리워하던 버릇 때문일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다시 찾아오는 태양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마음 때문일까? 강력하고 단단한 인연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걸 하찮게 여기는 거야. 어떤 인연을 기다리는 너와 나는 말이지. 그래도 어쩌겠어. 성에 차지 않아 그러는 거라면, 꼭 찾고 말겠다면, 온 세상을 다 뒤져서라도 찾아야지. 그러면, 그렇다면, 꼭 찾아라. 반드시 찾아라. 마법사도 알고 싶은 거야. 그게 진짜로 있는지. 찾으면 찾아지는지.



그러나 마법사는 언제나 인연에 둘러싸여, 우리 인연의 진도를 단 한발이라도 더 나아가보려고 노력하고 노력해. 옷깃이 다 뭐야? 싸대기를 서로 후려갈긴 인연들이 끔찍하게도 이 마법사를 기어코 찾아내어, 반갑다며 뒤통수를 쳐대는데 정신을 못 차리겠는거지. 그래 그러면 어디 이번 생, 갈 데까지 가보자며 그 손 잡고 뜀박질을 해대는 거야. 숨이 넘어갈 때까지. 그리고 제발 그만하자며 주저앉아 버리면 이렇게 말했어.



"그래? 그럼, 이번 생은 여기까지다?"



그러니까 우린 인연이야. 그러니 다시 만날 거야. 그리고 남은 코스를 완주하게 될 거야. 몇만 생을 거쳐서라도, 기어코 만나질 테니까. 뭔가 남았으니까. 그 뭔지 알 수 없는 인연이 끝없이 이어지니까. 하지만 제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인연조차, 영원의 시간 속에서, 그것 역시 영원의 방식인 걸 받아들여야 해. 매일 떴다지는 태양처럼 우리의 인연도 끝없이 지겨울 거야. 영원히 원형 교차로를 뱅글뱅글 돌 거야. 빠져나가지 못한 채. 그러나 그걸 삶으로 받아들이면 윤회의 수레바퀴를 회전하는 아름다운 인연을 만나게 되는 거야. 태어나고 죽고,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아파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위즈덤 레이스 + Music100] 31. 사랑의 기쁨_ 영화 <봄날은 간다>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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