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쳤다.
오늘은 지쳤다.
서너 시간 이면 길어 봤자 5시부터 움직인 일이니 오전이면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만만의 콩떡이 되어 버렸다.
아니, 시간이 이렇게 갈린단 말이야...
내일 오후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여하튼 기회를 엿보던 게 옥수수밭에 제초제를 언제 뿌리는가 이다.
그게 오늘이 적기이면서 마지막 기회인 것이다.
그래서 어제부터 준비를 했고 어제 오후에 워밍업으로 20리터 수동식 분부기로 두어 통 뿌려 보기도 했다.
오늘 아주 기분 가뿐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게 웬걸, 아침 9시가 다되도록 뿌려도 삼분의 일도 못 뿌렸다.
제초제도 500미리리터짜리 두 개면 넉넉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림도 없다.
하여 아침 먹으러 들어가는 길에 하나 더 샀다.
아침을 서둘러 먹고 다시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설마 하니 오전이면 끝나겠지 했다.
그러나 한참 열심히 작업을 하다 시간을 보니 오후 1시 반이다.
낭패다, 그냥 하기에는 너무 많이 남았도 이렇게 된 거 점심을 먹고 하자는 생각에 점검을 해보니 세병 가지고는 아무래도 모자랄 거 같다.
해서 점심 먹고 다시 바스타 한 병을 더 샀다.
이렇게 되니 제초제 비용도 본전 이 생각 날정도가 되었다.
서둘러 점심을 먹고 다시 받으러 가서 열심히 뿌려 댔다.
힘은 들어도 오전보다는 작업 속도가 붙었다.
그렇지만 바로 끝날 일이 아니다.
하늘이 준 기회를 감사하며 뜨거운 것도 잊어 가며 열심히 뿌려 댔다.
가끔 바람이 불어 신경이 쓰이기도 했고 그로 인해 작업은 더 더뎌졌다.
농사를 지으며 제초제 살포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 조심도 되었다.
제초제도 여러 중류가 있는데 오직 옥수수에만 쓰는 선택적 뭐라나 하는 그런 제초제는 우리 동네 농협에는 없고 비 선택적 제초제만 있다.
뿌리까지 고사시키는 종류와 제초제를 맞은 부분만 죽이는 그런 제초제가 있다.
농작물이 심긴 곳에는 근사미 같은 뿌리까지 고사시키는 제품을 위험하여 살포를 안 하고 흙 위로 나온 부분만 죽이는 제품을 권하기에 뿌려 보니 여간 조심히 되는 게 아니다.
20리터 들이 수동 분무기로 열일곱 통 정도 뿌린 거 같다.
그랬더니 어깨는 훈장이라도 짊어진 듯 붉은 피멍이 들고 허리는 오랜만에 수고를 했다고 거드름 피우려 한다.
그렇지만 해 치웠다는데 만족스럽다.
아주 대 만족이다.
처음 살포를 해본 것이라 결과가 어떻게 나타 날지는 모르나 잘 되었을 것이라 보고 일주일쯤 지나면 결과를 볼 수 있지 싶다.
옥수수를 120미리 폭의 비닐 멀칭을 하고 심은 것이라 제초제를 뿌려도 옥수수 하고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설령 좀 미숙했다 해도 피해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깔을 씌운 분무기로 날림을 최대한 방지를 했으니 괜찮으리라 본다.
그런데 너무 힘들다.
일이 끝나고 보니 6시가 다 되었다.
꼬박 12시간 옥수수 밭에서 제조체 작업을 한 것이다.
지칠 대로 지쳤으니 기분은 가뿐하다.
6시간 이상만 비가 참아 주면 약효는 100퍼센트 효과를 낼 것이다.
내일 저녁부터 비가 온다고 하니 최소 30시간 후에 비가 올 테니 약효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사실 오늘은 어제 이야기를 이어 쓰려했는데 너무 힘도 들고, 또 오늘 고생한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오늘 내가 한 일에 관한 이야기를 써 봤다.
건달 농사꾼의 오늘 이야기는 힘들고 지쳤지만 마음은 아주 가뿐하다.
제초제 살포를 목 하고 그냥 장마를 맞이하고 나면 풀보다 옥수수가 성하여 옥수수가 주인 누구야 하고 성토를 할 수 있었을 거 같기에 오늘 만사 제쳐 놓고 옥수수 편에서 힘 좀 썼다.
감사합니다.
2025/06/18
천운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cjsdns, I am absolutely captivated by your detailed account of the cornfield adventures! 농사일 is definitely no joke, and your dedication shines through every word. From battling 예상치 못한 challenges with the 제초제 to pushing through the 피로, your story is a testament to the grit of 농부. I especially appreciate how you navigated the complexities of selecting the right 제초제 for your 옥수수. The vivid descriptions of your 어깨 and 허리 pains made me chuckle - I'm sure many can relate! Your final feeling of 가뿐함 after a long day is well-deserved. I can't wait to hear about the results in a week! Keep up the fantastic work. Have you tried other farming activities bef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