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 자체도 모욕으로 느낄 거 같다.

in #zzan3 days ago

말은 형체도 없다.
그러니 물어볼 수도 없다.
말이 뭔지는 알겠는데 설명하려니 막힌다.
그래서 도대체 말이 뭐야라며 사전을 찾아본다.
사전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음성 기호나 문자 기호로 나타나는 사고의 표현 수단"

솔직히 설명이 아쉽다는 생각이다.
하여 백과사전을 들추어본다.

긴 설명은 그렇고 요약한 말이 이것이다.
"사람의 생각을 목구멍을 통하여 조직적으로 나타내는 소리."

여하튼 내가 아는 말은 자신의 생각이나 의중을 입을 통하여 토설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은 그 사람의 영혼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여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하니 구역질도 유분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지는 조사 중간 휴식시간에 변호인들에게는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는 말을 했다는데 어처구니, 아니 어처거 네가 없다.
그렇게 애절하면 면회라도 자주가지 면회 한번 안 간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닌 거 같다.

나는 말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말에는 말하는 사람의 혼이 담긴 것은 물론 말 자체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런데 어울리지 않게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고 했다는데, 이렇게 되니 헷갈리기까지 한다.

당연히 여기서 우리가 누구인지 지칭하는 사람을 알지 했는데, 말 같지 않아 자꾸 걸리적거려 치우려 해 보니 예단하듯 생각한 우리가 그 우리가 아닌 거 아닌가 하는 개떡 같은 소리도 찰떡이 아닌가 싶게 의구심이 생긴다.

국민 정서에 정말 온갖 악영향을 끼치고도 반성을 모르는 사람들로 보인다.
어지간하면 먹히는 말이,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이다.
그런데 여기, 아니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하니 바로 나오는 말이 그럼, 면회라도 자주가지 하는 말이다.

그랬으면 그렇게 했다면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는 말이 시민들 가슴 한편에 콕 박혀 들었을 거 같다.
그러나 지금은 김경률의 마리앙투아네트를 인용한 말이 자꾸 생각난다.



물론 본인은 김여사를 직접 인용해 말한 것은 아니라며 사과와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분명 전달된 것은 그를 소환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지금 보면 그의 행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다 싶지 않으니 그때 그의 말은 유효한 거 같다.

여하튼 나는 오늘 사람이 아닌 말도 누가 어떤 말을 하는가에 따라서 모욕이나 혐오를 느낄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감사합니다.

2025/08/16
천운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This post has been upvoted by @italygame witness curation trail


If you like our work and want to support us, please consider to approve our witness




CLICK HERE 👇

Come and visit Italy Community



와, @cjsdns님! 정말 강렬하고 생각을 자극하는 글이네요! "말은 형체도 없다"로 시작하는 도입부부터, 말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찰이 느껴집니다. 단순한 사전적 정의를 넘어, 말에 담긴 영혼과 무게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특정 인물의 발언을 비판하며 국민 정서에 대한 깊은 우려를 드러내는 부분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 것 같습니다. "면회라도 자주가지"라는 날카로운 지적은 속 시원하면서도 씁쓸함을 남기네요. 김경률의 마리 앙투아네트 인용까지, 연결고리가 완벽합니다!

말의 가치와 무게에 대한 작가님의 신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글입니다.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토론하며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멋진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