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야기를 이어 가면...
어제 모기에게 된통 당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꺼낸 의도는 나 스스로에게 가끔 묻는 질문에 대한 것이다.
그것은 과연 인간이 이 지구의 지배자인가 하는 생각이다.
지배자라면 좀 거시기한 표현이라 할 수 있으니 달리 표현하면 인간이 지구상의 각종 생물 중에서 최고의 번영과 행복을 구가하고 있는가에 의구심이 가끔 들었다.
사실 이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은 30여 년 전부터 들었던 생각이다.
그때는 소를 키우고 사료 공장을 운영하며 각 지역 농장에 사료를 공급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던 어느 날 머릿속을 관통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소를 키우는 게 아니라 소의 시중을 들고 있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소를 키운다지만 보이지 않는 생각에 의하여 나는 소의 시중을 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세상을 둘러보니 인간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하는 일들이 모두 그런 거 같다. 소를 키우는 건 소 시중드는 일이고 돼지를 키우는 것은 돼지의 시중을 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닭을 키우면 닭의 시중을 드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가축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종류의 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또 다른 식량의 한축인 곡물 생산을 위하여 농작물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종류의 식물을 키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인간이 똑똑해서 동물을 가축화하고 식물을 작물화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생각한 것이다.
똑똑하다고 자부한 인간이 오히려 각종 동물과 식물의 알 수 없는 힘이나 꼬임에 빠져서 그들의 하수인이 되어 시중을 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렇다.
살아보니 행복도 좋고 즐거움도 좋고 다 좋은데 결국 생명 있는 것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후손을 번창하게 하는 것이다.
쉬운 말로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많이 퍼트려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축이나 식물들은 인간이 뭘 필요하는가를 잘 간파하고 인간들에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 시켜주면서 인간들이 자신들의 유전자를 알아서 퍼트려 주게 만든 것이란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종족을 일부 희생을 하더라도 인간들을 이용하면 종족 보존을 편하게 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유전자를 세상에 퍼트릴 수 있다고 확신하고 인간의 욕구에 절대적으로 응해준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각종 가축도 그렇고 농작물도 그렇다.
인간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가, 그런데 그 일 한다는 것이 결국은 그들의 시중을 드는 일이 아니던가 말이다.
그리고 가축화는 거부하면서도 지구상에서 최고의 종족을 보존하고 있는 것 중에는 개미 같은 것이 있다.
인간이 아무리 잘났고 머리가 비상해도 지구상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가장 많이 퍼트린 종은 아니란 생각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개미 숫자에 비하면 인간의 숫자는 조족지혈에 불과할 것이다.
인간은 80억 명 정도 된다지만 개미는 마음으로 느껴지지도 않는 숫자다.
무려 2경 마리정도 된다는데 내 보기에는 그보다는 더 많지 싶다.
그런데 개미만 그런가 하면 아니다.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인다는 모기는 어떤가, 모기의 숫자도 개미 못지않은 거 같다.
가축화되지 않은 것들 중에도 인간보다 지구상에 유전자를 많이 퍼트리거나 남긴 것들은 수없이 많다. 그렇기에 인간이 보기에 가축화된 것들은 인간의 욕망에 편승하여 그들의 종족 일부를 내어 주고 많은 것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단적으로 말하여 그 똑똑하다는 인간들을 자신들에 시중이나 들게 하는 대단한 놈들인 것이다.
하여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인간이라고 기고만장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약은 척했어야 결국은 그들의 시중을 들고 있는 게 인간이란 생각이다.
감사합니다.
2025/07/17
천운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cjsdns, this is a fascinating perspective on humanity's relationship with the natural world! Your reflections on whether we truly "dominate" the Earth, or are simply servants to the propagation of other species, are thought-provoking.
The anecdote about feeling like you were serving the cows, rather than the other way around, is brilliantly insightful. The idea that domesticated animals and crops have, in a way, "tricked" us into ensuring their genetic survival is a compelling one. Especially when you mention the sheer number of ants in comparison to humans.
It's a humbling thought, and a great reminder not to get too self-important. Thanks for sharing this unique and philosophical reflection. It definitely makes you question the common narrative. Everyone, what are your thoughts on this? Do we serve nature, or does nature serv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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