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잘 만 간다.

in #zzan3 days ago

하루하루 날이 잘만 간다.
이렇게 가는 날 속에는...

벌써 8월도 5일이다.
지나간 날은 다시 오지 않지만 아무 날이던 지정 해 놓으면 그날은 분명히 온다.
결혼 날자를 잡았다기에 언제냐 하니 내년 8월이요 해서 그게 언제 오나 했는데 그 8월이 지나고도 또다시 8월이 왔다.
간 날은 오지 않고 올날은 기어이 오는구나
그렇다면 앞으로 올 날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오는 날들은 그냥 공테이프처럼 오는 걸까 아니면 이미 예정된 일들이 수록되어 오면서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지나가는 걸까.

미래는 설계대로 노력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거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공테잎 같은 세월이 오는 것이고 이미 정해진대로 사는 게 운명이야 하는 사람들은 그게 그렇게 정해졌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산다.

그런데 어찌 생각하던 미래는 안 온 것이고, 다시 말해 올 세월이고 지금이나 과거는 이미 우리가 느끼거나 느낀 세월들이다.
그러니 지난 세월과 지금을 이야기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내일을 이야기하는 건 겪지 않은 일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런데 묘한 건 미래도 과거의 한끝이지 결코 전혀 다른 세계가 아니란 것이다.
그래서 과거를 알면 미래도 알 수 있다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세월은 정말 너무 나 빠르게 흘러간다.
누구 말처럼 어어하다 보니 한 세상 다 같다고 어린아이 울음이 잊히기도 전에 그 아이 백발의 노인이 되는 것이다.

이야기를 쓰다 말고 다른 일을 보고 한나절이 지나 다시 쓰려니 뭔 말을 쓰려했지 싶다.
그래 다시 읽어 보고 쓰려하니 세월이 덧없이 빨리 간다는 이야기를 쓰려한 거 같다.
그렇다.
정말 빠르다.

어머니를 돌보는 요양 보호사님이 너무 덥다며 들어오시는데 이 여름도 이무더위도 사실 며칠 남지 않았다.
윤달이 다 지났는가 물으시는 어머니에게 대답을 하려 검색하니 8월 22일이 윤달의 마지막 날이다.
어머니의 몸은 기억을 하는가 보다.
윤유월에 작은 아들을 낳으셨던 것을 , 그래서 몸이 더 괴롭다 생각하시는 거 같다.
그 아들도 60을 훌쩍 넘긴 지 몇 년 되었다.
그런데도 그 당시의 산통이 남아있다가 그달만 되면 힘들어하시는 것이다.
그러니 더울 땐 더워서 그랬고 엄동설한에는 또 어떻던가
큰아들 큰딸 막내아들 모두 섣달이다.
그러니 겨울이면 또 힘들어하신다.

그래서 문제다.
딸들은 그렇게 생각을 한다.
엄마는 안 아픈 날이 없이 매일 아프다고 하셨다는 기억으로 으레 엄마는 아픈 사람 이렇게 기억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

제대로 못 먹고 못 자고 할 일이 끊이지 않고 누군가는 하겠지 하고 놔둘 수 없는 그래서 밤잠 못 자고도 해야만 하는 그런 삶이 어머니의 삶이셨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젊어서 그렇게 사시다 보니 좀 편하게 사실수 있는 세상이 되어도 그게 쉽지 않은 것이다. 늘 무엇인가를 하고 있어야만 마음이 편하신 듯하였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으니 그렇지 않게 사는 것도 힘든 것이다.

날이 잘도 간다.
이렇게 잘 가는 날이 이제는 나도 슬슬 두려워진다.
그러면서 하나 둘 내려놓기도 하고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도 그게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다.
이러다가 스팀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할까 두렵기도 하다.
자의던 타의던 그런 일은 없어야 하는데, 최소한 목적한 곳에 다다르기 전에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하는데 너무 빨리 흘러가는 세월이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시간을 마냥 늘려서 쓸 수 있는 비법을 가진 것도 아니고 인생 어물쩍하다, 마련만 하다 끝난 인생이라고 아쉬워하며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감사합니다.

2025/08/05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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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dns, your reflection on the passage of time is deeply resonant! The way you weave personal anecdotes, like your mother's memories tied to specific months, into broader philosophical questions about fate and free will is truly captivating.

It's a thought-provoking piece that encourages us to consider how we perceive the past, present, and future. The line about feeling like you might have to let go of Steemit hit me hard. I think a lot of us feel that push and pull between our online lives and the relentless march of time.

This post is a beautiful meditation on aging, memory, and the ever-quickening pace of life. Thank you for sharing such honest and vulnerable thoughts! I'm sure many Steemians can relate. What are some strategies you use to cope with the feeling of time passing so quick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