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이라는 게...

in #zzan20 hours ago (edited)

뭐든 그렇겠지만 농사일도 나름 재미가 있다.
어쩌면 사람을 매혹시키는 힘이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 내가 느끼는 게 그렇다.

황무지 같은 곳에 옥수수를 심어 가꾸다 보니 위에서 말한 그런 느낌을 갖게 된다.
저렇게, 아니 이렇게 심어 될까 싶게 옥수수를 심었다.
돌밭 풀밭에 비닐 멀칭을 하고 파이프를 망치로 두드려 구멍을 내고 그곳에 옥수수 모를 심었다.

동네 사람들은 한심하고 어이없어 생각하며 저게 될까 싶어 흉을 많이 본듯하다.
그러나 지금은 입장이 바뀌었다.
될까 싶었던 옥수수는 내 키보다 크게 자라고 이제는 개꼬리를 내밀고 있다.

어제는 옥수수 토생이가 크고 잘 영글게 하는 거름을 주었다.
개꼬리가 나올 때 웃거름을 주면 옥수수 열매가 크고 잘 영글어 좋다고 한다.
NK비료를 주면 좋다는데 휴일이라 어쩌지 하다 농사를 많이 짓는 동네 후배에게 물었다.

옥수수 비료로 뭘 주는 게 좋은가 물으니 다른 거 줄 거 없이 요소비료를 주면 된다고 한다.
NK 비료가 좋다고 하는데 가격에 비해 거시기하고 요소비료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래서 어제 오전에 옥수수 그루 사이에 비닐 피복을 벗겨가며 거름을 주었다.
그런데 묘하다.
힘들다 하면서도 바쁘다 하면서도 시간만 나면 밭으로 달려와서 둘러보게힌다.

매일매일 커가는 작물을 보면 마치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아이도 키우기 힘들다면서도 막상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면 그보다 즐겁고 행복한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생활이 어려워도 아이를 낳아 키워봐야 인생의 참맛을 알게 되듯이 농사라는 것도 힘들고 어렵고 싫은 마음이 있어도 막상 하다 보면 나름의 마력에 빠져드는 것이다.

그런데 농사는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다.
자신은 물론 누군가는 그 농산물을 먹고 삶을 생을 이어갈 것이다. 그러기에 농사는 숭고한 일이기도 하다.

오늘도 그렇다.
늦잠을 잤지만 일어나 밭으로 갔다.
밀림처럼 된 옥수수 밭을 수풀 헤치고 가듯 헤쳐가며 설명하기 어려운 감동이 행복감이 밀려왔다.

그리고 엊그제 마친 들깻모를 둘러보니 모두 생글생글 웃고 있는 거 같다.
농사의 매력은 아이들을 키우는 것과 비견되게 행복하고 보함 된 일이다.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힘든 일도 싫어하지만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도 이런저런 이유로 싫어한다.
결혼도 안 하는 젊은이는 늘어가고 결혼을 한다 해도 아이를 낳지를 않는 젊은이가 늘어가니 걱정도 되고 인생이 편한 것만 찾는 것이 좋은 삶이 아니지 싶다.

아이를 키워보면 안다.
그 어떤 행복도 자식을 낳아 키울 때 느끼는 그 감정 그 행복을 넘어설 수는 없다.
그러나 인생무상의 도를 터득한 사람들이 많아 그런가 그런 행복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게 요즘 세태라 걱정을 하나 이젠 그것도 지쳤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길동이가 지 아비를 아비라 못했다는데 요즘 세상은 제 자식에게도 결혼해라, 애 낳아라 말을 못 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 이젠 그런 세상이 되었다.

스티미언 여러분 오늘도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2025/07/07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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