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나 한 이야기

in #zzanyesterday

9월 30일이다.
9월의 마지막 날이다.
혹시 하루 더 있나, 아니 있으면 좋겠다 싶은데 없다.
9월은 날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달이 아니다.
그냥 고정으로 30일 작은달이다.

생각난다.
옛날 어렸을 적 초교에서인가 선생님이 큰달 작은달을 쉽게 아는 방법이라며 모두 주먹을 쥐어 보라고 하셨다.
그러고는 혹처럼 톡 튀어 오른 곳을 보라고 하시면서 새끼손가락 부위를 1월 골모양 내려간 곳을 2월 다음 올라온 약지 손가락을 혹을 3월 하면서 쭉 가다가 검지 손가락에서 7월 찍고 다음 엄지는 찍을 수 없으니 다시 검지를 찍으며 8월도 큰달이라 하셨다.

그다음은 골이니 작은달 9월이고 중지는 툭 올라와 있으니 10월 은 큰달이라 하셨다.
이렇게 하면 11월 작고 12월 크고 이걸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때 재미있어서 주먹을 쥐고 노래하듯 1월 크고 2월 작고를 흥얼거렸던 게 생각난다.
달력을 봐가며 해보니 정말 꼭 맞네 하며 신기해했던 시절이 있다.

9월에는 한꺼번에 일이, 돈 쓸 일이 몰린다.
특히 말일에는 그렇다.
세금 내는 게 가슴 뿌듯하게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나라가 강도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농사짓겠다고 소를 키우겠다고 그래서 그렇게 이용하던 부동산들이 이제 나이 먹고 나이 정리를 해야 하는데 부동산 경기가 장기침체이니 팔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세금은 내야 한다.
그냥 세금도 아니고 5월에는 종합부동산세인가 하는 것까지 제법 큰 금액을 내야 한다.

그것뿐이면 말도 안 한다.
사업 벌이면 찾아가는 게 은행이다.
그 은행돈 빌려 사업할 때는 고맙고 좋았다.
이자 그거 국가 경제에 선순환하는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니 이자 내는 거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 환경 시대적 환경이 축산을 더욱 어렵게 하고 법으로도 못하게 할 정도로 규제가 심하니 사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되었다.
그러니 자의 반 타의 반 사업 정리하고 나니 남는 게 담보 대출이다.

나를 지켜 주던 어깨의 짐이 지금은 내 어깨를 무겁게 하는 짐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정리하면 그거 아무것도 아니지 싶었던 것이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되는 생각지 못한 이상밖에 리스크가 목덜미를 잡으려 한다.
이런 거 보면 사업도 젊어서 하는 게 맞다.
그땐 무서운 거 없이 밤낮으로 일하면 되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인가 정리 해야지 할 때 그때부터 부담으로 느껴 오는 것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다고 이런 걸 설상가상이라 하나 건물 임대료도 안 들어온다.
지난해 계엄 이후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데 한 군데가 아니니 문제다.
사실 임대료만 차질 없이 들어와도 내 생황에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다.
그냥 꾸려 가면 된다.
임대한 건물들도 임대료가 제대로 안 들어오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시실 문제는 거기서부터 인 거 같다.

사실 요즘 같은 상황에는 너무 속상하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스팀을 주어 모아야 할 시기에 세금 내겠다고 이자 내겠다고 금쪽같은 스팀을 일부라도 팔아야 하다니 어이없다.
정리되는 부동산이 있으면 스팀을 구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매물로 내놓아도 안 팔린다.
내 느낌으로는 스팀이 뭔가 할거 같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래서 나도 뭔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늘 하는데 세상 마음대로 안된다고 정말 마음대로 안된다.

오늘 투정 같은 이야기, 안 하는 게 나을 거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아무래도 나는 스팀을 비싼 가격에나 살 팔자인가 싶다.
이것도 복인가 생각하니 나쁘지는 않다.
비싸간 싸건 살 수 있으면 그때 사는 게 투자의 정석 아닌가 싶다.
싸질 때 바라면 올라가고 올라갈 때 바라면 내려가는 게 이놈들 생리이니 거길 보지 말고 나를 보고 내가 행동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답이 듯하다.
오늘 하나마나 한 이야기로 복잡한 머리를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해봤다.

감사합니다.

2025/09/30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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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cjsdns 님, 정말 공감되는 9월의 마지막 날에 대한 고찰 잘 읽었습니다! 어릴 적 손가락으로 큰달 작은달을 세던 추억 이야기는 저도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 세금, 사업, 부동산, 그리고 스팀까지, 인생의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글에 깊은 울림을 받았습니다. 특히 "나를 보고 내가 행동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답"이라는 말씀, 정말 명언입니다! 👍 지금은 힘든 시기이지만, 스팀에 대한 믿음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헤쳐나가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cjsdns님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혹시 큰달 작은달 세는 법, 다른 재미있는 팁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

세금, 이자, 임대료… 모두가 무겁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스팀 믿고, 나를 믿고 조용히 버텨보렵니다.
싸게 사고, 기다리는 게 답이겠지요.
하나마나 한 이야기지만, 정리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네요.
천운이 함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