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해야 한다.
어제는 일부러 찾아간 곳이 있다.
녹수계곡로이다.
언젠가 가보니 경치도 좋고 이런 곳에 와서 물놀이가 아니라도 한 시간쯤 걸으면 무조건 요즘말로 힐링이 되는 곳이다.
집도 별로 없다.
조가터 마을에는 펜션들이 많이 들어서기는 했지만 녹수계곡로 쪽으로는 그냥 비경이다.
도로는 조종천을 끼고 상류를 향해 올라가는데 한참 가다 보면 도로는 정상적인 포장도로는 더 이상 연결되지 않고 끝이 나며 그곳에서는 다시 조종천을 건너 산비탈을 끼고 가는 도로라고 할 수 없는 그냥 시골길이 있다.
물론 그곳으로 건너가려면 개천 바닥에 흄관을 놓고 다이는 도로라 비가 오지 않고 냇물이 적게 흘러갈 때나 가능하지 비가 조금 내리면 통제가 되는 곳이다.
여하튼 오후시간에는 그늘이 지는 곳이라 햇볕을 피해 걸을 수도 있는 곳이기에 갔다.
어제 그곳을 찾은 이유는 도로도 개천에서 제방이 높고 개천 폭도 비교적 넓은 데다 계곡이 깊다.
그렇다 보니 조가터 마을로 가는 다리인 조가터교도 비교적 높게 놓여있는 다리이다.
그러니 그곳은 비 피해가 피해가 없을 것이란 생각에서 그곳을 택해 갔다.
그러나 아니다, 그냥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조가터교도 물이 훌쩍 넘어 나무 가지나 뿌리 같은 것들이 쓰레기가 되어 다리 하류 측 난간에 많이 걸려 있고 상류 측 난간은 대부분은 파손되어 사라졌기에 노란 위험표지 띠가 걸려 쳐 저 있다.
다리가 그 정도이니 녹수계곡로도 말할 것이 없다.
도로가 침수정도가 되었던 것이 아니라 흙으로 한기정도는 매몰이 되었던 거 같다.
장비들이 동원되어 쌓인 흙을 치우며 간신히 길을 내고 있었으며 주변을 살피니 너무나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이럴 수가 있다니, 이렇게까지 비가 왔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생각해 봤다.
왜 이 정도까지 되었지, 비가 정말 무섭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집중호우 요즘 말로는 극한호우 이게 정말 무섭구나 생각되었다.
그것도 낮에 오는 비는 그나마 나은데 오밤중에 극한 호우는 대비할 수도 대피할 수도 없으니 보통 무서운 게 아니구나 싶었다.
계산 아닌 계산을 해봤다.
머리로 대강 해봤다.
가평군의 전체 면적에 80퍼센트가 산이다.
산이란 이야기는 경사가 급하다는 이야기고 경사가 급하다는 이야기는 비가 오면 바로 빗물이 흘러내리고 그 물이 급히 모이고 그러다 보면 흐르는 속도가 빠르고 사방에서 급히 물이 모이다 보니 계곡이나 하천도 순간 범람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다 보니 극한 호우가 오면 우리 동네처럼 산이 많은 동네는 급류가 되어 흘러가며 쓸고 가고 비가 그치면 바로 계곡에 물도 빠지기 시작한다.
그러니 농작물도 쓸어 덮은 게 아니면 물이 금방 빠지니 피해는 적다.
그렇지만 평야지대에 극한 호우가 내려 물난리가 나면 그건 물에 잠기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물에 잠긴 농작물이 몽땅 못쓰게 된다.
여하튼 어제 보니 생각보다 큰 물이 나갔다.
비가 한밤중인 새벽 시간에 잠을 못 자게 퍼붓더니 이렇게 큰 물을 만들어 냈다.
그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비를 뿌릴 수 있으니 하늘에는 눈에 보이지 않으나 큰 강물이 흘러 다니는 거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비를 단시간에 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그간은 이렇게 생각했다.
물난리는 평야지대에서나 있는 것이지 우리같이 산이 많고 비가 오면 바로 빠지는 곳에서는 물난리는 우리 것은 아니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니다.
세상 어느 곳이라도 비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을 거 같다.
엊그제 내린 비처럼 비가 온다면 설령 사막지역이라 해도 물난리가 아니 날 수가 없을 거 같다.
그래서 느끼는 건 하나다.
겸손해야 한다.
자연 앞에서는 경거망동하면 안 된다.
더군다나 하늘을 향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니 무사함에 늘 감사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거 같다.
농부가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고 하는데 사람들의 삶도 그렇다고 본다.
자기가 아무리 노력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조상님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되는 게 없지 싶다.
그러니 늘 겸손해야 하겠다.
상은 못 받을지언정 벌을 구하지는 말아야 할거 같다.
감사합니다.
2025/07/25
천운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cjsdns, this post is a powerful reminder of nature's raw force! Your vivid description of the aftermath of the heavy rains in 녹수계곡로 paints a stark picture. The damage to the bridge and the submerged roads really drive home the impact of the "극한호우."
I appreciate you sharing your reflections on the event. Your point about the rapid runoff in mountainous regions versus the prolonged flooding in plains is insightful. It's so true – we can never take nature for granted. Your concluding thoughts on humility and gratitude resonate deeply. Nature is in control.
Thank you for this important and thought-provoking piece. What steps do you think communities in mountainous areas can take to mitigate the impact of these extreme weather ev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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