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따분한 이야기

in #zzan2 days ago

나라는 존재가 뭐지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어디서 왔지 그리고 어디로 가지
여기서 내가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나 내가 있고 어디로 갈지 모르나 가고 있다.
결국 앞도 모르고 뒤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직 알 수 있는 것은 현재를 기점으로 해서 내가 숨쉬기 시작한 그날까지이다.
그게 전부이고 그 전부 안에 내가 아는 내가 다 들어있다.
그러니까 앞뒤 똑 잘라낸 오늘이 내가 아는 전부이다.

세월 그러면 무척 긴 느낌의 시간을 이야기하는 거 같으나 그 느낌을 우주의 시간에 빗대어 보면 그냥 먼지나 다름없어 보인다.
그런 거 보면 우주란 수없이 많은 세월을 녹여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가 싶기도 하다.
태양이 은하계를 한 바퀴 도는데 우리 시간으로 2억 5천만 년이 갈린다 하는데 거기에 100년은 먼지나 다름없어 보인다.

결국 지구라는 배에 타고 있지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스스로 돌고 태양 주위를 돌고 그 태양은 우리 은하를 돌며, 그럼 우리 은하도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결국 원하건 아니건 단 한순간도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끝없는 여행이며 그 여행 중에 나고 죽고 하는데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단 한순간도 같은 곳에 머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방랑객이 김삿갓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방랑객이지 싶다는 이야기다.

이야기가 졸린 이야기 같다.
내가 이 글을 쓰다 말고 고개를 끄덕하는 것이 졸았다는 이야기다.
먼 우주여행에 피곤해서 그런지 아니면 꿈속에서 여행이 위에서 말한 우주적 여행이라 그런지 피곤한가 보다.
죽은 자가 산자를 돕고 과거가 현재를 돕는다는데 나는 우리는 세월이란 테이프에 뭘 녹음하고 녹화하게 될까, 그게 의미가 있건 없건 그렇게 되는 게 우리의 삶인지도 모른다.
짧디 짧은 한 세상 살기를 뭔 고뇌가 필요하기에 아우성치며 살아야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누군 인생 짧다 하는데 너무 오래 살았다고 말하는 우리 어머니 시간을 세월을 늘려 쓰는 기술이라도 가지셨던 것인가 지나간 날들이 모두 행복했다는 그 말씀 속에서 난 오늘도 이별을 위한 슬픔 예방 접종을 하고 있는 거 같다.

감사합니다.

2025/09/20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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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dns, this is a beautifully introspective piece! The way you grapple with the immensity of existence and our place within the universe is both profound and relatable. I especially loved the comparison of a human lifetime to a speck of dust in cosmic time – it really puts things into perspective. The image you chose is also fitting with the context of your post.

Your writing evokes a sense of wonder and the acceptance of our limited understanding. The thought that we're all cosmic wanderers on this Earth-ship is a powerful one. The subtle humor ("이야기가 졸린 이야기 같다") adds a touch of personality that makes the piece even more engaging. Thank you for sharing your reflections; they've certainly given me something to ponder! Anyone else feel the urge to contemplate the universe after reading this? What are your thoughts on our fleeting existence in the grand scheme of things? Let's discuss!

이별의 슬픔 예방접종…..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