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늘어나는 걸 경험 한 아침

in #zzanyesterday

어제까지 하던 옥수수밭 제초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하여 오늘은 서둘렀다.
5시가 되기 전부터 서둘러 나섰다.
이국장에게는 나는 먼저 차를 가지고 갈 테니 30분만 더 자고 일어나 오세요 하고는 집을 나섰다.

밭에 도착하니 아차 싶다.
어제 기름통을 가지고 간다고 하고 그냥 간 것이 생각난 것이다.
휘발유를 사 왔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예초기에 기름을 보았다.
예초기 통에 들어있는 기름이 잘하면 작업을 마무리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불안하기는 여전했다.

그렇다고 지금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 작업을 시작했다.
잘하면 현재 들어있는 연료로 마무리할 수 있겠지, 그렇게 되면 좋겠다 하는 생각으로 옥수수밭고랑의 풀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일단 덥지 않아 좋고 일찍 와서 자기들위 한다고 옥수수들도 좋아하니 나도 좋다.
물론 잘려 나가는 풀들에게는 미안 하기는 하지만 작업은 계속되었다.

한고랑 한고랑 하다 보니 어느새 거의 다하고 한 고랑이 남았다.
연료 상태를 확인하고 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으니 그럴 필요가 없지 싶었다.
확인 한들 변하는 게 없다.
그래서 그냥 작업을 진행했다.
마지막 고랑 반쯤 풀을 제거할 때쯤 아무래도 이쯤에서 꼬르륵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옥수수밭 제초 작업을 마쳤다.

다 하고 나니 궁금했다.
얼마나 남았지, 얼마나 남았는지 알아야 뭘 작업을 할지 생각할 것이라 확인해 봤다.
역시나 연료는 거의 다 쓰고 없다.
하여, 다른 건 모르고 고구마 고랑은 짧게 둘이니 이 정도는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또한 일전에 대강 제초작업을 했기에 안 해도 그만이기는 했다.
고구마 덩굴을 걷어 올리고 많지는 않지만 나있는 풀들을 베어내기 시작했다.
거의 다하고 한 발쯤 남았을 때 예초기는 꼬르륵한다.
이 정도면 완벽하게 다한 거나 마찬가지란 생각에 흐뭇했다.
해뜨기 전에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그러나 받으러 걸오 고있는 사람이 아직 안 오니 갈 수도 없다.
무료하게 있기도 그래서 세차를 해야겠자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동생 생일이라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으니 엉망인 차로 가느니 깔끔하게 닦고 가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있는 건 물뿐이다.
세차를 할만한 도구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땀이 흐르면 닦겠다고 가지고 온 수건을 집어 들었다.
뭐 어쩌겠어 이렇게라도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물호수로 물을 뿌리며 수건으로 문질렀다.
흙먼지라도 털어내면 안 한 것보다는 낫지 싶었다.
차도 웬일이래 샤워를 다 시켜주고 라며 기분 좋게 나를 쳐다보는 거 같았다.
그렇게 세차도 마치고 나도 온다는 사람이 안 온다.
계획대로라면 지금쯤은 왔어야 하는데 하고는 우리 밭 한쪽에서 오밀조밀 농사를 짓는 삼둥이 할아버지한테 몇 시나 되었어요 하고 확인하니 7시란다.

전화를 해보니 5분쯤이면 도착을 한다는데 웬걸 10분이 지나도 안 온다.
마중을 나섰다.
어디로 올지 모르니 조금 가다가 마지기 마을회관 앞에 설치된 운동기구가 눈에 들어오기에 운동이나 하자 생각했다.
그러면 만나겠지 했는데 이거 저거 이용하여 운동을 해도 안 온다.
뭐지, 뭔 일이 있나? 아니면 5분이면 도착하는 게 아니라 5분 있다가 집에서 출발한다는 이야기였나 라며 운동을 더하다 차가 있는 밭으로 왔다.

이국장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온다.
보니, 하우스 안에서 통화를 하고 있는 거 같았다.
삼둥이 할아버지는 나를 보더니 반대쪽으로 오셨어, 한다.
이국장은 밭으로 바로 온 게 아니라 자전거 도로로 더 위쪽으로 걸어 올라가서 내려온 것이다.
그러니 내가 마중 나간 쪽 하고는 반대쪽에서 온 것이다.

내가 자동차에 올려 타려는데 하우스에서 이국장이 나오는데 같이 나오는 사람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온다.
파트너인 임사장이다.
이국장 말이, 걸어오다 만났다며 다시 걸어서 갈 테니 먼저 가요 한다.
가라는데 가야지, 알았어하고는 집으로 왔고 어머니 방을 들여다보니 꿈나라 여행 중이시다.

빨리 샤워를 해야지 하고 화장실로 들어가서 거울을 보니 네 몰골이 왜 그러니 머리는 또 그게 뭐꼬 한다.
내가 봐도 형편없다.
그래 염색을 하자, 며칠 점부터 벼르던 것인데 오늘 하자 생각을 했다.
염색약을 찾아 섞어서 머리 염색약을 골고루 발랐다.
이제 30여분 있다가 감으면 된다.
그런데 그냥 기다릴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컴퓨터를 켜고 컴 앞에 앉았다.

도대체 내가 오늘 뭘 한 거지, 아니 몇 가지 일을 한 거지, 시간을 보니 8시 조금 넘은 거 같은데 참 많이도 했네 다른 때 같으면 제초 작업 하나 하고 와서 아침식사하기 바쁠 텐데 오늘 몇 가지 일을 한 거지, 내가 생각해도 신통하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늘 아침에 시간을 늘려서 쓰고 다녔나, 정말 신기하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어서는 자주 느끼고 경험한 것이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었다.
할 일을 앞에 놓고 돼, 안 돼, 그걸 어떻게 다해 이런 생각보다는 일단 시작하고 보자였다.
그러다 보면 일은 생각보다 일찍 끝나거나 잘되는 경우를 여러 번 경험했다.
같은 시간이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마력 같은 것이 있다.
그걸 오늘 아침에 오랜만에 느꼈다.

검사합니다.
2025/07/26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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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sdns, what a fantastic and relatable post! I loved reading about your early morning hustle to finish the weeding, the near miss with the fuel, and the unexpected car wash. Your narrative really captures the satisfying feeling of accomplishing a lot before the day even gets started.

The line "차도 웬일이래 샤워를 다 시켜주고 라며 기분 좋게 나를 쳐다보는 거 같았다" is particularly charming and brings the story to life. It's wonderful how you find joy and gratitude in the simple things.

The reflection on how time seems to expand when you're engaged and productive is also quite insightful. It's a valuable reminder to dive in and get started, rather than being overwhelmed by the task at hand. Thanks for sharing this glimpse into your day! Did your brother enjoy his birthday lunch?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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