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일이 무사 안녕하기를...
어쩌다 보니 6월 말일 그믐이다.
날은 맑게 개인 날이 찜통더위를 예상하게 된다.
이른 아침에 밭에 나가 들깨를 심기 위해 비닐 피복을 세줄 했다. 그런데 그걸 하기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웃옷은 땀이 범벅이 되었다.
한낮더위가 엄청날 거 같다.
일어나 밭에 갔다 올게요 하니 어머니는 못마땅하게 생각하신다. 그렇다고 아니 갈 수도 없다.
어제는 일요일이라 당신 하고만 놀아줄 것이라 생각하셨단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니 서운하셨는가 보다.
아침 식사를 못 하신다.
된장국이 좋다고 며칠은 잘 드셨는데 이젠 안 받는다고 한다.
아내는 걱정이 되는지 얼른 콩죽을 안쳐놓도 저으라 한다.
그래서 주걱으로 천천히 저었다.
끓어 넘치는 걸 조심하며 젓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난다.
두부를 만들 때면 지금처럼 약한 불을 때며 저었던 생각이 난다.
아침 식사를 못 하셨으니 약도 안 드시려 한다.
아이 꾀여 약을 먹이듯 그렇게 어머니 약을 드리고 콩죽을 가져다 드렸다.
수저로 조금씩 떠 넣어드리니 맛있다며 잘 드신다.
이거 콩죽 내가 쑨 거예요 하니 우리 아들이 이런 것도 할 줄 아나 하시며 맛있게 드신다.
그래서 옛날에 두부를 쑬 때면 제가 불을 약하게 때면서 콩물을 저어가며 끓였는데 생각 안 나 세요 하니 그랬나 하시며 웃으신다. 저 그래서 뭐든 다 할 줄 알아요, 보리밥도 잘 지었잖아요라고 말씀드렸다.
일단 쪼끔 가져왔다며 뜨거우니 식혀서 드렸는데 맛있게 드신다.
아주 쬐끔이라고 했는데 말 그대로 조금은 아니다. 제법 되는 걸 다 드시니 내 마음이 편안해진다.
황창연 신부님이 강의하는 유튜브를 틀어 드렸다.
재미있는지 이야기에 빠져 드신다.
그 덕에 나는 이렇게 어머니 옆에서 내 걱정, 내일을 한다.
주차장 계약 문제로 전화가 왔다.
12시쯤 팀장이 오겠다고 한다.
어머니는 어디가 하면서 걱정하신다.
아니에요, 누가 온다고 해서 사무실에 나가서 잠깐 보고 오면 되어요 했다.
그랬더니 안심을 하시는 듯 그래 하시며 다시 황창연 신부 이야기에 빠져드신다.
내가 들어도 재미있다.
그분 이야기 재주가 보통이 아닌 듯하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긍정에너지가 넘친다.
사회에 긍정에너지를 가득 넘치게 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이 참 중요한 날이다.
25년의 반을 정리하는 날이다.
잘 마무리되어야 할 텐데 어떻게 될까
사실 오늘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다 정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잔인한 4월이라 해서 4월을 잘 보내야 한다고 올해는 미리 준비하여 잘 보냈는데 6월이 문제다.
지금 6월이 잔인한 4월같이 다가오고 있다.
2025/06/30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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