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일이 무사 안녕하기를...

in #zzan5 days ago (edited)

어쩌다 보니 6월 말일 그믐이다.
날은 맑게 개인 날이 찜통더위를 예상하게 된다.
이른 아침에 밭에 나가 들깨를 심기 위해 비닐 피복을 세줄 했다. 그런데 그걸 하기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웃옷은 땀이 범벅이 되었다.
한낮더위가 엄청날 거 같다.

일어나 밭에 갔다 올게요 하니 어머니는 못마땅하게 생각하신다. 그렇다고 아니 갈 수도 없다.
어제는 일요일이라 당신 하고만 놀아줄 것이라 생각하셨단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니 서운하셨는가 보다.
아침 식사를 못 하신다.
된장국이 좋다고 며칠은 잘 드셨는데 이젠 안 받는다고 한다.

아내는 걱정이 되는지 얼른 콩죽을 안쳐놓도 저으라 한다.
그래서 주걱으로 천천히 저었다.
끓어 넘치는 걸 조심하며 젓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난다.
두부를 만들 때면 지금처럼 약한 불을 때며 저었던 생각이 난다.

아침 식사를 못 하셨으니 약도 안 드시려 한다.
아이 꾀여 약을 먹이듯 그렇게 어머니 약을 드리고 콩죽을 가져다 드렸다.
수저로 조금씩 떠 넣어드리니 맛있다며 잘 드신다.
이거 콩죽 내가 쑨 거예요 하니 우리 아들이 이런 것도 할 줄 아나 하시며 맛있게 드신다.

그래서 옛날에 두부를 쑬 때면 제가 불을 약하게 때면서 콩물을 저어가며 끓였는데 생각 안 나 세요 하니 그랬나 하시며 웃으신다. 저 그래서 뭐든 다 할 줄 알아요, 보리밥도 잘 지었잖아요라고 말씀드렸다.

일단 쪼끔 가져왔다며 뜨거우니 식혀서 드렸는데 맛있게 드신다.
아주 쬐끔이라고 했는데 말 그대로 조금은 아니다. 제법 되는 걸 다 드시니 내 마음이 편안해진다.

황창연 신부님이 강의하는 유튜브를 틀어 드렸다.
재미있는지 이야기에 빠져 드신다.
그 덕에 나는 이렇게 어머니 옆에서 내 걱정, 내일을 한다.
주차장 계약 문제로 전화가 왔다.
12시쯤 팀장이 오겠다고 한다.

어머니는 어디가 하면서 걱정하신다.
아니에요, 누가 온다고 해서 사무실에 나가서 잠깐 보고 오면 되어요 했다.
그랬더니 안심을 하시는 듯 그래 하시며 다시 황창연 신부 이야기에 빠져드신다.

내가 들어도 재미있다.
그분 이야기 재주가 보통이 아닌 듯하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긍정에너지가 넘친다.
사회에 긍정에너지를 가득 넘치게 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이 참 중요한 날이다.
25년의 반을 정리하는 날이다.
잘 마무리되어야 할 텐데 어떻게 될까
사실 오늘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다 정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잔인한 4월이라 해서 4월을 잘 보내야 한다고 올해는 미리 준비하여 잘 보냈는데 6월이 문제다.
지금 6월이 잔인한 4월같이 다가오고 있다.

2025/06/30
천운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This post has been upvoted by @italygame witness curation trail


If you like our work and want to support us, please consider to approve our witness




CLICK HERE 👇

Come and visit Italy Commu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