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24] 면(麵) 사랑- 세상을 보는 관점

in #zzan14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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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콩국수를 먹었다.
우리가 농사짓는 곳에서 제일 가까운
식당은 면소재지까지 달려가야 있는데
덥고 배 고파서 눈에 띄는 아무 곳이나
들어 갔다.
앉아 있던 쥔장 왈,

"모 잡술라고? 콩국수만 해요."
"그거라도 주세요."

벽에 붙은 콩국수 값이 꽤 비쌌으나
나가기도 뭐 해서 그냥 앉았다.

딱 한팀이 콩국수를 먹고 나간 후엔 손님이
없었고 여쥔장의 남편으로 보이는 양반이
배달 음식 그릇을 수거해 들어온다.
70은 넘어 보이는데 등에 군대 로고가 박힌
검정 티셔츠를 입었다.

주문 들어간 콩국수가 콩을 베러 간
긴 시간동안 남쥔장의 지인인듯한 이가
들어왔다.

쥔장 친구 : 민생지원금인가 그거 신청했슈?
쥔장 : 아직....
쥔친 : 갔다가 대기가 길어서 걍 왔네.
쥔장 : .............
나라를 공산당 좌파로 만드는 거요.
그거 모아서 회사나 발전하게 주지......
쥔친 : 세금을 얼마나 뜯어가려고...
쥔장 : 부정선거도 밝혀야 하는데
$&@%$~(잘 안들렸음)
쥔친 : 이재명이 수해현장에 비행기 타고 갔다대?
윤석열이는 한번도 안탔는데...
비행기가 제꺼여?

콩국수를 먹고 있던 나는 웃다가 콩물을
뿜을 뻔 했다.
앞에 앉은 가족1이 조용히 조언했다.
남의 얘기에 신경 쓸 거 없어, 각자 생각대로
사는 거니까.

오늘은 서산 동부 시장에 나갔다.
얼마 전부터 병어 조림이 먹고 싶었는데
기필코 사고야 말겠다는 결심으로
퍼붓는 햇볕을 뚫고 걸어 갔다.
사기는 샀는데, 너무나 더워서 어디론가
피신하려 수석 분식으로 들어간다.
여긴 내가 최고 좋아하는 칼국수집이다.

한 아저씨와 두 아줌니가 테이블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눈다.

아줌니 1 : 그래 월매 받았대유?
아저씨 : 15만원요.
그거 받아서 안경 바꿨어. 이게
대통령이 사준 12만원짜리 안경이여.
아줌니 2 : 나도 15만원. 근데 어떤 할무니는
45만원 받았다던디 왜 나는 들 줘?
아저씨 : 재산이 있다는 뜻이여.
아줌니2 : 내가 몬 재산이 있어?
아저씨 : 그야 난 모르지.
아줌니1 : 세금을 을마나 뜯어가려구....
아저씨 : 안 벌면 세금도 안내요.
내가 OO시에 놀러갔단 말여. 출렁다리
건너고 뭐 타고 했더니 1만 5천원짜리
쿠폰을 주더라구.
재래시장에서 쓰라는 거여.
버리긴 아까워 재래시장 갔지.
셋이서 8만원치 뚜디려 먹고 왔어.
이게 쿠폰 효과여.
아줌니1, 2 : 여기 칼국순 맛있어.....


8만원어치 식사했다는
아저씨 얘기에 나도 모르게
푸하하 웃었다.
작은 식당엔 이야기가 다 들리니
웃참 실패다.

문득 같은 현상을 놓고도 인식의 차가
크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울러 직설적인 비판은 분노를 부르고
비유는 이해를 돕고 부드럽게 설득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면을 너무나 좋아해서 면 먹다가
또 하나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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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대가리가 굳어지면 안 되는데...

아주 말짱하십니다. ㅎㅎ

나이들수록 정보를 제대로 접해야한다는걸 이글보구 느낍니다~

정보 하면 유수님 아님까? ㅋ

나이 드신 분들은 뭐 살아온 세월을 평생 그렇다고 들으면서
제대로 된 정보 한번 접하질 못하고 살아 오셨으니
어느정도 이해는 가지만
젊은 분들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에
정말 놀랍니다

왜곡 편향된 정보들이 문제지요. ㄷㄷ

제 5 회 스팀잇 포스팅 큐레이션 이벤트 참여자 글 - 2025-07-25
https://www.steemit.com/@talkit/-5----------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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