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독서중] 죽음보다 더한 실연(솔 벨로우)

in #zzan8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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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서 오래도록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던 책 중 하나다.
버리자니 뭔가 아쉽고
들고 있자니 책 벌레가 나오는......

이럴 땐 사정두지 말고 버리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면 한번 읽어보고 결정하자.

맨 뒷장을 떠들어 보니 무려 1988년 9월에 샀다.
당시 노벨상 수상작(1976)이라고
엄청 광고를 했던 모양이다.
학교 앞 분식집에서 라면 한 그릇이
500원이었다.

More Die of Heartbreake
제목을 보라.
어찌 사지 않고 배기겠나.

그랬던 것이, 어쩌면 이렇게 기억에 하나도 남은 게 없을까. 죽음보다 더한 실연을 당한 사람이 있었다고?

주인공 케네스는 프랑스에서 출생하여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벤이라는 삼촌이 있는데 식물학 특히 지의류 분야에서 대단히 유명한 학자다.
삼촌은 아내를 잃고 나서 여러 여자를 전전하다가 소문난 미인 마틸다와 재혼한다. 부자의 외동딸이나 속속들이 속물인 이 집안과 새 아내에게 불안감을 느낀 벤은 점점 본 모습을 잃어간다.

케네스는 트레키와의 사이에 딸을 낳았다. 그녀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녀는 떠나 버리고 케네스에게 관심이 없다. 케네스는 삼촌을 좋아하고 삼촌의 마음을 보살피지만 여자들이 왜 그런지 알지 못한다.

여자들의 말로 하면 참 현실감 떨어지는 두 인물이다.

잃어버린 상속권을 찾아오도록 독려하는 마틸다 집안에게 등을 떠밀려 움직이긴 했으나 빌리처 영감(벤의 삼촌)은 유산을 돌려주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힐난한다.
돈 밖에 모르는 속물들 틈에서 말라가던 벤 삼촌은 처가의 손아귀에서 탈출하려고 북극을 향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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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방사능 유출보다 가슴속의 슬픔이 더 많은 사람을 죽일수 있습니다. ' (p225)

'삼촌이 그의 마력을 식물로부터 사랑으로 이전시켜 보려 한 것 역시 둘이 하나가 되는 융합의 실험이었다.'(p378)

식물에 대해 통달한 학자가 그 식물과 하나됨을 인간에게 적용시켜 보려 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이끼들에게 도망간다는 이야기다.
천재들은 천재들만이 통하는 정신 세계가 있는데, 그것을 일반인에게 전달하면 허황된 이야기에 불과하다. 이끼는 이끼끼리, 소나무는 소나무끼리, 학자는 학자끼리 모여야 한다.
그럼에도 때론 조건없는 사랑이 가능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감동을 준다.

그나 저나 이 책 보관? 폐기?
어떻게 해야 할까.
[순교자]의 저자 김은국 작가가 번역을 했는데
매끄럽지 못하고 무엇보다 글자가 작고 책은
누리끼리 한데........

솔 벨로우/ 김은국 역 / 시사영어서/ 1988/ 4000/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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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버리자에 한 표 던집니다...ㅋㅋㅋ

알겠어요. ㅋ

제 5 회 스팀잇 포스팅 큐레이션 이벤트 참여자 글 - 2025-06-15
https://www.steemit.com/@talkit/-5----------2025-06-15

@talkit님이 당신을 멘션하였습니다.
멘션을 받고 싶거나 받지 않으시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빠른 시일내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도잠님 꼼꼼 함이 책에서 보이네요.

88년도에 라면이 500원 , 맥주 500 짜리도 아마 500원 ㅋㅋ

참 쓸데엇는 걸 끌어안고 사네요. 얼른 버려야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