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설 리뷰 서평 독후감 - 늑대가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인티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이다. 한 날 그녀는 한때 야생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스코틀랜드의 고산지대 케언곰스를 찾는다. 방문의 목적은 황폐해진 자연을, 숲을 되살리는 것.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녀는 팀을 꾸렸다. 생물학자, 그리고 14마리의 늑대들과 함께.
기후 위기, 그리고 무차별적인 벌목으로 인하여 숲은 황폐화된 지 오래이고 그 결과 생태계의 먹이사슬도 붕괴가 된 상황. 천적이 없는 사슴 무리만이 살아남아 초록색이라는 초록색은 모조리 먹어치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그저 지켜만 볼 수 없었던 그녀는 늑대를 투입하여 망가진 먹이사슬을 원상복구하고자 한다. 먹이사슬이 정상화되면 사슴의 개체 수도 자연히 줄어들 것이고, 그 결과 다시 푸르른 숲을 볼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지역의 마을 사람들에게 이 소식은 그리 달갑지 않다. 늑대는, 고기를 먹는 육식 동물이기 때문이다. 가축을 기르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그들에게 늑대는 위협적인 짐승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들이 기르는 가축, 그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도 늑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늑대가 있었다>는 우리에게 무척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중심 키워드는 생존이다. 자연의 생존과 인간의 생존이 첨예한 대립을 세우고 있다.
사실 이 문제에 답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적어도 내가 인간인 이상, 무조건적으로 자연의 편을 들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오랜 시간 동안 그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를 몰살하고 배척하며 살아왔기에, 마을 주민들의 우려와 반대가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떠한가? 지금의 지구가 어떤 양상을 띄고 있는지, 어떤 결말을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책이 던지는 질문은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책 <늑대가 있었다>가 던지는 쟁점은 인류세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제는 정말 중요한 이야기이다. 물론 소설이기에, 무겁기만 한 책은 아니다. 훌륭한 소설이 그렇듯,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진하게 배어 나올 뿐이다. 잊을 수 없는 향기를 남긴다는 타히티 섬의 티아레 꽃처럼, 책장을 덮어도 자꾸만 떠오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