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퍼지는 아침
가을 날씨 좋은 것과 노인 근력 좋은 것은 믿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변화무쌍하다는 말이고 예측이 어렵다는 말이다.
따듯할 거 같다가도 오늘 아침처럼 벼락추위를 몰고 오는 게 가을 날씨고
컨디션 좋아지신 듯하여 마음 놓으니 웬걸 바로 이상징후를 보이는 어머니다.
지난밤은 잠을 잔 건지 안 잔 건지 분간이 안 간다.
어머님이 여태껏 보이지 않던 증상을 보이신다.
한마디로 헛것을 보시고 헛말을 하시는 것이다.
무슨 말이던 며느리에게는 나름 조용하고 다정하시던 어머니도
기저귀를 갈아 드린다니까 밖에서 어떻게 기저귀를 갈 거냐,며
빨리 사람들을 커피라도 타서 마시게 하고 보내란다.
그냥 보내면 서운할 수 있으니 꼭 그렇게 하라시며 기저귀를 갈아드릴게요 하는 손을 막아서며
지금 안 해도 된다니까 그러네라며 큰소리를 내신다.
사실 아직까지는 없던 상황이라 나는 당황스럽다.
어머니가 급작스럽게 안 좋아지신 건가 싶어 걱정도 된다.
그런데 이국장은 담담하다.
나타날 증상이 이제 나타나는 것이지 별안건 나빠지셔서 그런 건 아니란다.
다 과정이고 금방 안 돌아가시니 너무 걱정 말란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많이 수척해지는 느낌이다.
헛것을 보고 씨름하시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생로병사의 길은 어느 누구도 거 역할 수없는가 보다.
이국장의 말처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니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게 최선인 거 같다.
이별의 시간이 점점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에 내년 봄 꽃 구경이 욕심이었나
올겨울 동지 팥죽이 욕심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 서글퍼진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담담하게 받아들으시는 형수님이 정말 대단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