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조심스러워...
말이 조심스럽다.
특히 요즘이 더욱 그렇다.
어머니를 모시고 살다 보니 그렇다.
아니 예전에는 모시고 살아도 말이 요즘처럼 조심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요즘은 말만이 아니라 행동도 조심스럽다.
의식하지 않는다 해도 남의 눈도 남의 말도 무섭고
누구보다 어머니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이 조심스럽다.
그러니 즐거운 척이 아닌 진정 즐겁게 해야 한다.
그러 함에도 말과 행동이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하루하루가 재미있고 의미 있고 행복하다.
나로 인해 어머니가 웃고 어머니가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편안함을 느끼시는 거 같으니 좋다.
어제는 내게 그러신다.
애야 에미이게 잔소리하지 말아라.
혹여라도 며느리에게 불편한 이야기는 하지 말아라
많이 피곤하고 힘이 들 거 같인데 이것저것 이야기 하지 말아라
지금도 무척 잘하고 있는데 뭐가 잘됐니 못됐니 하는 말 절대 하지 말아라 하신다.
그런데 듣다 보면 하라는 말씀인지 하지 말라는 말씀인지 분간이 안 간다.
이럴 때면 나는 짓궂게 군다.
이국장이 퇴근해서 들어오면 하루 중 있었던 이야기를 다한다.
일러바치듯 다한다.
어머니가 당신한테 이런 말 하지 말라 하시던데 하고는 큰소리로 한다.
그러면 이국장은 어머니 그러 셨어요 하며, 어머니에게 왜 그러 셨어요 하며 시작된 대화는 꿀이 뚝뚝 떨어진다.
말이 조심스럽다는 것을 느끼는 건 나만이 아니다.
아내도 똑같이 느낀다.
어머니에게도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그렇다.
특히 동생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설령 불만이 있어도 말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나름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터이니 그렇다.
말이 조심스러운 건 어느 경우나 그렇다.
말은 해서 문제가 되지 말을 안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왕 하는 말이면 상대를 위하는 말을 해야 한다.
그래도 그것마저 색안경 같은 거름망을 귀에다 쓰고 듣는 사람도 있다.
아예 듣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때도 이유를 상대에게서 찾으면 안 된다.
내게서 이유를 찾으려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받아들이지 않거나 곡해해서 듣는 사람에게는 특히 말조심해야 한다.
사회생활에서 가장 어렵고 조심해야 하는 부분일 수도 있다.
어머니 식사령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이젠 그 좋아하는 육회마저도 싫다고 하신다.
삶은 고기 끓여 익힌 고기가 좋을 거 같다고 하신다.
아내에게 이야기하니 알았다며 준비를 하겠다고 한다.
일단 아침은 죽으로 드렸는데 이것 역시 별로 드시지 못한다.
죽은 매번 끼니때마다 준비는 한다.
그렇지만 안 드시겠다고 하면 안 드린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무조건 억지를 펴서라도 뭐가 되었든 조금이라도 더 드시게 했는데 이젠 그것도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다.
안 넘아 간다고 하시는데 배가 불러 못 먹는다 하시는데 지나친 요구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거도 같다.
요즘 잘 드시는 건 수시로 드시는 건 요구르트다.
윌을 서너 달 드렸는데 시큰둥하시어 서울 우유에서 나오는 유제품으로 바꿔 드리니 드시기 편해하시는 거 같다.
일단 윌보다 덜 진해서 목 넘김이 편하신 거 같다.
빨대로 빨아 드시는 것도 진하면 힘이 드신 듯하다.
이젠 빨대로 드시는 것도 보면 기력이 많이 쇠하신 게 역력하다.
여하튼 어머니의 대한 이야기는 말이 조심스럽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그렇게 조심스럽다면서 여기서는 맨날 엄마 이야기네 하는 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스팀은 좋다.
여기서 하는 이야기는 나의 생각 이런 것을 일기처럼 기록한다는 생각이고 댓글을 달아도 꼬아서 다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스팀이 좋다.
그나저나 우리 어머니 오늘 대박이다.
이국장이 일요일은 출근 안 하고 어머니랑 지내는 날이니 엄청 좋아하신다.
물론 아내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 속 내가 아는데 일부러 잘하려 하지 않는다 해도 어머니를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거 마음을 다하고 있다는 거 안다, 반대로 어머니도 같다.
그런 관계에서도 가끔 머리를 갸우뚱하게 할 정도로 서로 말조심하는 게 보인다.
말은 언제나 누구 하고나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하는 인간들의 도구인 것은 분명한 거 같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steemzzang, your post resonates deeply with anyone navigating the delicate dance of family life, especially when caring for aging parents. The way you've captured the nuances of communication, the unspoken understandings, and the ever-present need for "말조심" (careful speech) is truly poignant.
It's beautiful how you highlight the small joys amidst the challenges – your mother's delight on 이국장's day off and the shared understanding between your wife and mother. Your vulnerability in sharing your worries about your mother's declining appetite is touching, and your honesty about finding solace and unfiltered expression on Steemit is something many of us can relate to.
Thank you for this glimpse into your life. It's a reminder to cherish these moments and to choose our words with care. Readers, what are your experiences with "말조심" in family relationships? Share your thoughts and connect with @steemzz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