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어라

in #zzan7 days ago

엄마와 하는 이야기는 끝이 없다.
시작도 끝도 없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이야기가 우리들의 이야기다.
맏이이기에 느낄 수 있는 여러 기억 감정은 어머니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 드릴 수 있다.
삶을 인생이라는 레코드판에 저장해 둔 것이 쉴 새 없이 나온다.
한마디로 틀면 나온다.
트랙마다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된 인생레코드 판
듣고 또 들어도 하고 또 해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들 그 어느 이야기나 명곡보다 마음을 푸근하게 해 준다.
한마디로 가히 없어라가 이런 건가 싶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다.

긴 이야기 덕이었나 점심을 아주 기분 좋게 드셨다.
그리고 찾으신다.
고기 없니...?

예, 조그 있다가 사다 드릴게요.
연어는 내일 올 거예요 하고는 어머니 약 드셔야지요 하니, 먹어야지 하면서 가져와 하신다.
약도 드시고 나니 눕고 싶으시다고 하시며 너도 점심 먹어야지 하신다.
예, 먹어야지요.
그럼 옛날이야기 틀어 드리고 점심 먹을게요 하니 그래라 하신다.

날로 여윈다는 말이 이런 건가 싶게 여위어 가신다.
드시는 건 제법 드시는 거 같아도 여위어 가는 모습이 이해가 잘 안 되기는 한다.
과자도 드릴까요 하니, 그거 먹으면 살찌잖아 하시는데 웃음이 나온다.
무슨 웃음인지 나도 모르겠다.
삐쩍 말라가시는 분이 살찌는 걸 걱정하시나
그건 아닌 거 같은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괴이하다.

날마다 시간은 잘 간다.
시간이 안 갈 거 같은데도 잘만 간다.
벌써 9월도 반이 지나간다.
누군가는 빨리 이 세월이 가기를 바랄 텐데 나는 다디 갔으면 좋겠다.
이렇게 빨라 가는 세월이 어머니와의 이별을 재촉하는 거 같아 더욱 싫다.
그런데 세월은 내 생각 같은 것은 아랑곳없이 그냥 간다.
오늘도 그런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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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steemzzang, this post is truly heartwarming! The way you capture the simple yet profound connection with your mother is beautiful. Your description of your conversations as an "endless record" of life's stories, full of tracks that are both comforting and endlessly replayable, resonated deeply.

The little details – her asking for meat, worrying about gaining weight while being thin, and the way time seems to both fly and drag as you cherish these moments – are so relatable and poignant. It's a reminder to treasure these precious times.

Thank you for sharing this intimate glimpse into your life. It's a powerful reflection on family, love, and the bittersweet passage of time. I'm sure many readers can relate to these feelings, so I encourage everyone to leave a comment and share their own experiences! Keep sharing these beautiful slices of life!

잘 드시고 잘 주무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날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