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냘파지는 숨결
염려는 날마다 진행된다.
염려한다고 좋아지는 것은 없다.
날이 또 하나 오고 또 지나려 한다.
다른 게 있다면 달을 마감하고 새로운 달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식사량이 점점 줄어든다.
드시고 싶은 것도 없고 마음대로 드실 수도 없다.
그 잘 드시던 육회도 끊은 듯 안 드시는 게 벌써 열흘이 넘었다.
이제는 먹는 게 다 싫다는 어머니 끼니때는 죽이나 드시겠다는 어머니다.
그것만으로는 도저히 아니다 싶어 수시로 드리는 게 요구르트 음료다.
목이 마른다 해도 약을 드시고 입이 쓰다고 하실 때도 무조건 요구르트를 드린다.
유제품이니 영양보충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수시로 빨대를 물려 드린다.
그렇지만 그것도 이젠 빨아 드시는 힘이 많이 줄어들었다.
얼굴에서 웃음기도 사라진 지 퍽 오래된 거 같은데 어제는 희미하게나마 밝은 모습을 보여 주셨다.
그것은 이국장이 친구네 갔다가 얻어온 다래 덕분이었다.
다래를 한 사발 정도 가져왔다.
내가 봐도 반가운 것이었다.
추억의 맛을 간진한 다래이니 말랑한 거를 골라 드리니 이게 뭐야라며 물으신다.
다래예요,라며 입에 넣어 드리니 아! 다래구나 하시며 밝은 얼굴 모습을 보여 주신다.
어머니가 다래 맛을 기억하고 계신 것이다.
밤에 주무시는 건 좀 편안해 보여 나아지신 거 같은데 좋아지신 거인지는 잘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보면 점점 쇠해 가는 게 눈에 보이니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방금 전에는 체온을 체크해 봤다.
손을 잡아 봐도 발을 잡아 봐도 얼굴에 손을 대어 봐도 살짝 찬기운이 도는 거 같아 온도계를 가져다 재어 봤다.
여기저기 재어봐도 체온은 정상이다.
그런데 왜 차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내 마음이 가라앉아 그런 것 인지도 모르겠다.
이젠 낮에도 많이 주무신다.
안 잔다고 안 잤다고는 하시는데 잠에 취한 듯 그렇게 누워 계신다.
사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철이 세 개나 바뀔 때까지 누워 계시니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돌봐드리기 좋다는 이유로 병상 침대를 쓰고 있는데 그게 과연 좋은 건가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냥 바닥이나 일반 침대에서 모시려면 엄두가 나지 않아 생각을 접었다.
환자를 위해서도 병상 침대가 좋다고 하나 그런 줄 알고 그냥 사용하기는 하는데 죄송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젊어 못 주무신 거 지금이라도 실컷 주무시고 가시면 좋지 하는 생각도 이제는 너무 많이 주무시는 거 같으니 빨리 호전되기만을 기대하는데 사실 희망은 점점 사라진다.
요즘 며칠 사이에는 빨리 아버지 곁으로 가고 싶다는 말씀만 하신다.
뭔 말씀이세요 하면 지금 이대로 가면 행복이고 복이지 하시는데 그런 말씀하실 때는 사실 마음이 아리다.
그래도 한편 감사한 건 9월도 잘 버텨주셨다는 것이다.
10월도 잘 버텨 주시면 좋겠다.
이제 본격적인 수확철이니 올해 농사지은 거 수확하면 죽으로 드실지언정 맛있게 드시면 좋겠다 싶다.
사실 자신이 없다.
내년에 농사를 지으면 그것도 같이 드실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건 아무래도 내 욕심 같다.
그래서 지금은 욕심을 버렸다.
올 농사지은 것이라도 드시고 하늘나라로 가신다면 큰 축복이지 생각한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빨리 돌아가시길 바라는 건 절대 아니다.
그냥 너무나 안타까우니 하는 말이고 그리우니 하는 말이다.
영원한 이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냥 나 자신이 무너져 내리는 거 같아서 하는 말이다.
아! 괜히 이 말을 했구나.
눈가에 급 이슬이 맺히니 엄마 말이 맞는가 보다.
내 죽으면 네가 가장 많이 울 거 같아 우리 큰 아들 하시는 어머니
제발 오래오래 사시면 좋겠다.
안 되겠다.
눈물이 줄줄 흐른다.
사내자식이...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steemzzang, this post is so touching and raw; it really resonated with me. The way you've captured the everyday worries and the poignant moments with your mother, especially her rediscovering the taste of darae (oriental raisin tree fruit), is incredibly moving. It's those small joys amidst the challenges that truly stand out.
Your vulnerability in sharing your fears and hopes for her is deeply human. I think many can relate to the conflicting emotions you're experiencing. Thank you for sharing such a personal glimpse into your life. It's a reminder to cherish those moments we have. 힘내세요! (Stay strong!) I hope October brings some comfort and brighter days for you and your mother.
눈물 나요.
조금만 더 기운을 차리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