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제길...
오늘도 날이 밝았다.
어머니는 어제 늦은 저녁에는 기침을 하시는 듯하더니 고이 잠이 드셨다.
나는 나대로 깊은 잠에 빠져 들었고 단잠을 잤다.
깨어 보니 6시가 다되었다.
일어나 이국장이 자는 방으로 갔다.
어제 교육을 갔다고 늦게 오더니 피곤한가 보다.
보통 나보다 먼저 일어나 어머니에게 문안 인사를 하는데 오늘은 아니다.
곤하게 자네 했더니 눈을 비비며 몇 시야 한다.
6시야 하니 일어나야지 하면서도 못 일어난다.
그래서 말했다.
나, 큰 운동장으로 가서 걷고 있을 테니 30분이고 한 시간이고 더 자고 어머니 살펴보고 운동장으로 차 가지고 와, 그리고 조금 걷다고 같이 들어오자 하니 응 알았어한다.
집을 나서면 먼저 확인하는 게 쓰레기 내어 놓는 자리다.
깨끗하게 치워갔다.
어제는 종량제 봉투 두 개가 전부이기는 했다.
그래도 깔끔하게 치워 가면 일단 기분이 상쾌하다.
잠은 다 깨었지만 조심스러운 발 걸음으로 운동장으로 향한다.
공원 황톳길은 너무 좁고 짧아서 맴맴 하는 거 같아 긴 시간 걷기에는 별로이다.
두어 시간 걷기는 청평내강을 끼고 있는 자전거 길이 최고이나 홍수로 망가진 부분이 많아 막아놓았고 그곳을 피해 가도 웬놈의 벌레들이 많이 달려드는지 이럴 땐 운동장이 최고이다.
어머니가 유일하에 이해하는 것이 아침 시간에 나가 한 시간 정도 걷고 오는 것이다.
그것도 이국장과 같이 말이다.
그때는 한 시간 정도를 혼자 계서도 이해를 해주신다.
일단 운동 간 것이니 금방 오지 이런 생각에서 그러신듯하다.
또는 그래 운동해야 건강하지 이런 생각이신 거 같다.
운동을 마치고 들어와서 나는 어머니 방으로 갔고 이국장은 아침 준비를 한다.
손을 씻고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엄머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서 볼까 하면 난 몰라하신다.
그래도 뭔가 이야기해 주시면 그걸 쓸게요 하니 글쎄 하신다.
어머니는 내가 어머니 이야기를 쓴 것을 읽어 드리면 아니 다른 것도 읽어 드리면 좋아하신다.
그래서 어머니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거 같아 좋다.
할 말이 없다 하시기에 오늘 아침에 걸으면서 들은 콜롬비아 작가 E. 아리아스 수아레스에 "서러워라 늙는다는 것은" 을 듣고 느낀 것들을 줄거리와 같이 이야기를 해 드렸다.
그런데 좀 조심스럽기는 하다.
그 책에서는 주인공이 이십 년만 젊었으면 하는 아쉬움과 듣기 싫어하는 늙은이란 호칭의 주인공도 어머니보다는 40년 나보다도 20년은 젊은 사람의 이야기이니 주인공 보다 무척 늙은, 늙은이가 더 늙은 노모에게 들려 드리는 이야기로는 적당치 않아 나름 각색을 하여 이야기를 해 드렸다.
그래 그랬나, 별로 재미가 없어하시기에 인도네시아에 손녀가 할머니 이야기를 하던데요, 하고는 whatsApp로 온 문자를 읽어 드렸다.
손녀에 이야기에는 반색을 하시면서 그 먼 데서 어떻게 다 아니, 하신다.
요즘은 아무리 멀리 있어도 이렇게 다 알아요 하고는 한 말씀 하실래요, 하니 말이 잘 안 된다며 싫어, 이러신다.
허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그것도 아들이 해외여행 중에 인연이 되었다는 딸이니 거부감은 없더라도 어색하기는 하실 거 같다.
그러는 와중에 아침 준비가 다되어 있을 거 같아 아침 먹고 올께요 하니 어서 갔다 와 빨리 와하신다.
예 알았어요, 하고는 정말 번개처럼 먹고 나서 바로 어머니 곁으로 왔다.
커피도 어머니 곁에서 타서 마셨다.
그러는 과정에 내가 크억 하니 왜 그래, 하신다.
어머니가 빨리 밥 먹고 오라 하셔서 밥을 급히 먹다 보니 밥이 코로 들어갔어요, 재채기가 날것도 같은데 안 나네요 하니 '아이고 제길' 이러신다.
아니 내가 밥 먹고 딴청 하지 말고 빨리 오랬지 그렇게 허겁지겁 먹고 오랬냐 하시면서 말씀은 역정 비슷하나 싫지는 않은 기색이시다.
우리 엄마, 우리 어머니 정말 재미있는 아주 가여운 분이다.
어제는 어머니는 정말 예뻐요 공주님 같아요, 왕비 같아요, 하니 놀리는 거 아니다 라며 싫은 웃음을 지어 보이 신다.
그래서 내가 엄마, 내가 왜 엄마보고 왕비라고 하는지 아세요 하니 난 몰라하신다.
그걸 모르시는구나 내가 알려 드릴까요 하니 고개를 끄떡하신다.
에이 엄마는 그것도 모르시나, 정말 모르세요, 라며 엄마가 왕비면 저는 왕자가 되잖아요, 그러니 엄마가 왕비 하세요 하니, 그런 거야 하시며 환하게 웃으신다.
그냥 당신 곁에만 있어 주기를 바라는 엄마, 그래서 물었다.
제가 엄마 옆에 있으면 그렇게 좋으세요 하니 좋지 하신다.
그래서 한걸음 더 나가 제가 있는 게 그렇게 좋으세요 하니 아니하신다.
의외에 말씀에 그럼 누가 제일 좋아요 하니 아무나 옆에 있으면 좋지 하신다.
혼자 계시면 얼마나 싫은가 하는 어머니의 심정이 이해가 되어 그 말씀에 내가슴에 뭔가 미묘한 슬픈 감정 같은 것이 올라오는 게 있어 이야기를 한다.
엄마 속 내가 다 알아요.
엄마 말은 그렇게 해도 속으로는 그래 나는 네가 있는 게 제일 좋다, 이러고 계시죠 했다.
그랬더니 살짝 웃으시면서 그걸 어떻게 다 아니, 들켰네 하신다.
엄마 내가 누구예요, 난 엄마 뱃속에서 나온 사람이라 엄마 속을 다 알아요, 나한테는 그런 말이 안 통해요 엄마 속 다 안다고요 했더니 그렇구나 하시며 만족하신 듯 방긋 웃으신다.
딸에 이야기가 맞다.
새로 생긴 손자가 보고 싶고 손녀나 딸이 보고 싶고 해외 애터미 파트너나 스티미언들이 보고 싶어도 지금은 해외여행은 아니다.
할머니를 모시는 게 제일 중요하다.
딸의 이런 이야기가 오늘의 내 삶의 정답이란 생각이다.
인도네시아 아체에 있는 가족들 친구들이 모두 그립다.
그러나 지금은 갈 수가 없다.
어머니가 좀 나이지시면 바로 가보겠는데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새로 생긴 손자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겠지...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steemzzang, this is such a heartwarming and beautifully written glimpse into your daily life! The way you describe your interactions with your mother, from sharing stories to those playful exchanges, is incredibly touching and relatable. The image of you rushing through breakfast to return to her side is so vivid and paints a lovely picture of your devotion.
It's wonderful how you weave in reflections on aging and family bonds, connecting them with the small, everyday moments. The inclusion of the WhatsApp message from your daughter adds a beautiful global touch to your story. This post is a reminder of the simple joys and profound connections found in family. Thanks for sharing such a genuine and heartfelt slice of life! I am resteeming this to my follow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