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나도 몰라

in #zzan22 hours ago

내 마음 나도 몰라는 사랑에 빠진 어느 소녀가 들뜬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데나 어울리는 말이다. 뭐, 그것이 소녀가 아니라 소년이라도 이해가 되는 말로 감정표현을 못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심리상태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못된 짓이니 잘못을 하고도 이런 표현을 할 때가 있다.
귀신이 씌었었나 봐 내가 왜 그랬는지 그때는 내가 내가 아니었어 정말 내 마음 나도 모르겠어할 때가 있다.
물론 누구나 살다 보면 이런 말을 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 말이 어머니에게서 나왔다.
내 마음 나도 모르겠어...

어제 막내네 부부가 다녀 가고 심경에 혼돈을 느끼시는 거 같다.
어머니 옆에서는 가급적 어머니가 신경 쓰실 말은 안 하는데 어제는 상황이 그렇지 않았다.
제수씨가 병원에 근무하니 일종의 직업병 비슷한 염려의 말이 어머니를 여러 생각으로 끌어들인 거 같다.
여러 생각을 하신 거 같다.
아침에 무슨 얘기 끝에 그러면 나 병원에 갈까, 하신다.
그래서 정말 병원에 가실 거예요. 하니, 병원에 가면 더 편하지 하신다.

그런데 속내는 아니다.
아내가 어머니, 진짜 병원에 가실 거예요?
가시겠다고 하면 모시고 갈게요 하니 바로 아니, 하신다.
그러면서 말씀하신다.
나도 내 마음 몰라하신다.
그런데 그 말, 내 마음 나도 몰라, 이 말이 왜 그렇게 슬프게 들리던지
나는 이 말이 이렇게 슬픈 말인지를 몰랐다.

점심에 육회를 사다 드렸다.
육회 사다 드릴까요 하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하여, 축협 식당으로 갔다.
쉬는 날이다.
일요일에 쉬더니 월요일로 변경을 했다고 입구에 안내문구가 있다.
어쩌지 생각하다 맞음 편 위쪽으로 고깃집이 있어 그곳으로 갔더니 해주겠다고 한다.

막상 사가지고 오니 먼저처럼 그렇게 맛있게는 못 드신다.
축협식당에서 사 온 것보다 맛이 적은 것인지 아니면 입맛을 잃어 그러시었는지 모르겠으나 생각만큼은 못 드신다.
그래도 제법 되는 양을 드셨으니 다행이기는 하다.
제발 기운 좀 차리시면 좋겠다 싶다.
그래서 내 마음 나도 몰라가 내 마음은 좋지 내 마음은 이렇단다, 기쁘게 말씀하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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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steemzzang, this is such a poignant and relatable post! The raw emotion in your mother's words, "나도 내 마음 몰라" (I don't even know my own heart), truly resonates. You've beautifully captured the vulnerability and confusion we all sometimes feel, especially as we navigate complex family dynamics.

The imagery of trying to cheer her up with 육회 (beef tartare) and the small disappointment when she doesn't enjoy it as much is so touching. This post is a powerful reminder of the delicate nature of emotions and the simple acts of love that can make a difference. Thank you for sharing this intimate moment with us. I am sure many feel the same way. Hoping for brighter days for your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