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그러신다.

in #zzanyesterday

어머니는 그러신다.
유독 더 힘든 달이 있다고...

이 말이 무슨 말인가 하면 어머니가 일곱 명의 자식을 낳으셨다.
그런데 산달이면 더 힘들고 아프다고 하신다.
그래서 가끔 그러신다.
내가 힘든 건 이래서 그래라고 말씀을 하신다.

우리 형제자매의 생일은 섣달이라고 하는 12월이 제일 많다.
나와 바로 아래 동생 그리고 막내가 12월이다.
그것도 하루 걸러이다.
그래서 겨울이면 매일 생일잔치였다.
이웃해 살던 이종 사촌들 중에도 섣달 생일이 있으니 정말 하루 건너 생일이았다.
그렇다 겨울이면 생일떡 매일 먹었던 아련한 기억이 있다.

섣달 생일이 있고 나면 3월에 한 명 있고 또 세 달 지나면 둘째 동생이 6월생이다.
그러나 두동생은 생일을 모른다.
기억을 했다가도 그냥 잊어버린다.
어머니도 힘들어하시며 애써 생각을 안 하려 하시나 몸이 아프시니 생각을 하시는 듯하다.
한마디로 안타까운 사연을 들춰내지 않으려 하신다.
어쩌다 내가 이야기를 해도 잊어라 말하지 마라, 좋은 곳에 갔을 것이니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더 이상의 말씀은 없으시다.

그런 어머니, 어제는 너무 힘이 드셨는지 식음을 전폐하셨다.
이유는 며칠간 못 보신 용변을 보시는 과정에 진이 다 빠지신 듯하다.
나이 불문하고 먹는 거 잘 먹고 배변을 잘해야 하는데 늙으면 그게 어려운 거 같다.
별 고통 없이 볼일을 보는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거 같은 게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힘든 거 같다.
특히 늙어 가면서 그런 양상이 나타나는가 보다.
내가 뭔 이야기를 쓰려했지 하는 생각에 이른다.
이게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산달이면 어머니가 힘드신 것은 그때 고생을 많이 하신 기억이 있어 몸이 그 고통을 달래주려던지 아니면 한꺼번에 그 고통 다 주면 사람들이 나 애 안 날 거야 할까 봐 분담하여 그달에 분담시켜 놓은 걸 감내하시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여하튼 산달이면 너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여지껏은 그렇게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것도 있는가 보다.
부모가 아프니 자식도 아픈 거, 이런 거 있나 보다.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하시니 나도 너무 힘들다.
그렇다고 엄마 나도 힘들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당신 때문에 밤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늘 걱정하시는데 말이다.
부모란 참 이상한 위치, 혹은 참 특별한 가슴을 가진 거 같다.
자신의 고통은 더 크고 힘든데도 자식 걱정을 하는 게 부모이니 말이다.
어제 늦은 저녁부터 식사도 하시고 오늘 아침도 드시고 약도 기꺼이 잘 드셨다.
컨디션이 조금은 좋아지셨는지 말씀도 하신다.
다행이다.

오늘은 목요일이라 제수씨가 오셨다.
감사한 일이다.
목요일 오전 내가 교육이 있어 와서 봐주시는데 오늘 교육은 내일 봉평 현장 교육으로 일정이 바뀌었다.
하여, 오늘은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모처럼만에 마음 편하게 컴 앞에 앉았다.
내일은 아내가 어머니를 지켜 드리기로 했다.
내가 운전을 하여야 하니 빠질 수도 없다.

오늘 이야기는 이거다.
어머니 컨디션이 좋아지신 듯 하니 나도 덩달아 컨디션이 나아진 거 같다는 이 생각, 이 말을 하려 한 것이 횡설수설하며 여기까지 왔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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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steemzzang, this is such a touching and relatable post! The way you weave the story of your mother's sacrifices and enduring strength is deeply moving. It's beautiful how you connect her struggles during "sandals" (birthing months) to her present-day challenges, highlighting the profound bond between a mother and her children.

Your vulnerability in sharing your own feelings of helplessness and worry while also needing to be strong is something many can empathize with. The simple joy you express at her improved condition is infectious!

This post beautifully captures the essence of family love and the unspoken connection between generations. Thank you for sharing this intimate slice of life. I'm sure many readers will find solace and resonance in your words. Wishing your mother continued strength and brighter days ahead! 🙏 Consider using the "korea" tag to attract more relevant views.

마음을 놓을 수가 없군요.
그저 잘 드시고 잘 주무시면 좋겠네요.

참으로 효자 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