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쾌청하시다.
어머니의 마음은 쾌청하다.
마치 기억 속의 그 어느 가을날처럼, 아니면 따스한 봄날처럼 그렇다.
목요일이라 수업이 있는 날이고 그리하여 제수씨가 오전에 어머니를 돌봐드리러 오는 날이다.
그런데 오늘은 다른 날보다 일찍 오셨다.
8시 반쯤에 오셨다.
아침에 아내랑 밭에 같이 가서 깻모를 하고 왔다.
공주 교육이 있는 날이라 7시까지 작업을 하고 아내는 뭐지 차를 가지고 오고 나는 운동 삼아서 걸어서 왔다.
집에 도착하니 아내가 어머니 바삐 뛴다.
9시에 출발하니 준비할 게 많다.
그런데 어제 갈아드린 요도 또 갈아야 할 형편이 되었다며 갈아드리자고 한다.
그런데 그때 제수씨가 막 들어오기에, 당신은 가서 준비해 내가 제수씨 하고 할게 하고는 제수씨와 어머니 침상의 요를 갈아드렸다.
일단 소파로 침대를 바짝 말아 붙이고 양쪽에서 요를 들것 삼아 들어서 어머니를 일단 소파로 옮긴 다음 다시 침상 높이를 이를 최대한 내려놓고 새 요를 깐다음 기존에 요를 최다한 좁게 잡아 다시 침대로 어머니를 삼분지 일정도 위치로 옮긴 다음 요를 밑으로 말아 놓고 한쪽으로 살짝 구르듯 한 다음에 먼저 깔려던 요를 살며시 빼내면 되는 것이다.
빼낸 요은 살살 말아서 밖으로 나가서 턴 다음 세탁기로 쑝 넣으면 된다.
그렇게 자리를 갈아 드린 다음 아침 식사를 했다.
아내, 이국장은 공주로 교육 간다고 바삐 나가고 나는 수업도 없고 뭘 하지 하는 생각을 했다. 집에 있자니 그것도 그렇고 하여 밭으로 향했다.
날씨도 적당히 흐려 있고 이슬비라도 내려주면 고맙지 하는 마음으로 밭으로 가서 깻모를 냈다.
뙤약볕은 아니지만 땀은 비 오듯 한다.
그러나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지 싶어 열심히 심었다.
점심도 간단히 매점에서 때우고 부지런히 하다 보니 제법 많이 심었다.
4시 반까지 심은 거 같다.
제수씨는 2시에 요양보호사와 교대를 하고 가셨을 거고 6시에 요양 보호사님도 가니 이제는 그만하고 들어가 닦고 어머니 곁에서 있어야지 싶었다.
집에 들어와 사는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하고는 깻모를 많이 냈어요, 이제 어머니 며느리가 할 일이 많이 줄었는데 나 밭에 가서 일했다고 하지 마세요, 내일 새벽에 밭에 가보면 우렁각시, 아니 우렁 총각이 밤새 와서 깻모를 이렇게 많이 심었네 하고 놀라게 이야기하지 마세요 하니 알았다며 그래 그러자며 웃으신다.
그래 그런가 닦고 한잠 자고 올게요 하니 그래 그래라 하시면서 점심은 먹은 거지 하신다.
알른 닦고 정말 침대에 누웠다.
시원하니 금방 잠이 든다 같다.
마냥 자면 안 되지 생각하며 잠에 빠져 들었는데 깜짝 깨어 보니 6시 5분 전이다.
거실창에 커튼을 밀폐 보니 요양보호사님 차가 있는 걸 봐서 아직 어머니랑 있는 거 같다.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어머니에게 갔다.
잠이 덜 깬 나는 아줌마 금방 가셨지요 하니 그래 금방 갔다라며 잠은 잘 잤니 더자지 왜 일어났니 하신다.
어머니 지켜야 하니 얼른 일어나 왔지요, 누가 업어가면 어떡해요 하는 내 말에 웃으시면서 택도 없는 소리를 하네 누가 나를 업어가니 업어갈 사람 없다 하신다.
그런데 어머니의 표정이 밝다.
다른 날 같으면 뭔가 있을 거 같은 그런 분위기 기인데 오늘은 그냥 밝다.
더 잘래 하시면서 자장가를 불러 주시겠다고 한다.
아 그렇다, 깻모를 하다 보니 옛날에 엄마랑 깻모를 내던 생각이 났다고 하니 그러니 그래 깻모를 나랑 많이 하라 다녔지 하시면서 옛날을 회상하시는 거 같다.
그래서 기분이 더 좋아지신 거 같다.
작은 며느리랑 점심도 같이 하시고 했으니 그러신 듯 아주 오늘은 쾌청하시다.
에미는 오려면 아직 멀었지 늦어야 오지 하시는데 아니에요 8시쯤에는 도착 할거 같은데요 하니 멀리 갔는데 그렇게 일찍 올까 하신다.
예, 자게 가서 글도 하나 쓰고 시간도 확인하고 올게요 하니 그래라 하신다.
시간을 확인하니 4시 40분에 교육이 끝나니 8시쯤은 도착 할거 같다.
지금 시간이 7시 20분 잠시후면 도착 할거 같다.
오매불망, 일 하러 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큰 며느리를 기다리는 어머니는 어떻게 보면 참 행복한 분이구나 싶기도 하고 한편은 애잔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냐 하면 어머니는 내게 그 옛날 그러셨다.
나는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어 할머니 손에 자라서 엄마 사랑도 받지를 못했고 시집와서는 시어머니 사랑도 못 받고 없는 살림살이에 혹독한 시집살이만 했어야 했다.
그래서 다짐을 하셨다고 하신다.
나는 절대로 내 며느리 시집살이 시키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사랑, 며느리 아낌을 하련다,라고 다짐을 하셨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걸 실천하신 어머니다.
거기에 며느리는 한수 더 떠 어머니를 최고로 받드니 어떤 때 보면 내가 어머니를 아내에게 빼앗긴 거 아니가 싶을 때가 있다.
여하튼 두 사람의 궁합은 세상 그 어느 사람도 따아올 수 없는 그런 관계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누라 자랑이 되고 있는 거 같으니 이만 줄여야겠다.
잘못하면 팔불출 소리 듣기 딱 알맞게 되는 거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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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너무도 큰 자랑거리에요. 자랑하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