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대신 닭
꿩대신 닭이라는 말이 있다.
오늘 그런 일이 생겼다.
살다 보면 가끔 겪는 일이다.
이국장이 컴 앞에서 끙끙 거린다.
불러대어 가보니 주문한 물건이 배송 완료로 뜨는데 물건은 안 왔고 어떻게 된 건가 알아봐 달라 한다.
아자몰에서 분명히 주문했고 결제했고 배송 완료로 뜨면 집에 왔어야 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물건은 없고 결국은 택배 기사에게 전화를 하게 되고 택배 기사는 물건의 움직인 흔적이 없다 하고 결국아자몰로 연락을 취해봤다.
주문은 했어도 이쪽에서 뭔가를 잘못 눌러 출하 자체가 안되었다는데 이게 나잇값을 하는 신호다.
나부터도 컴맹 수준이 아내는 젊어도 비슷하다.
집에 젊은 아이들이 없으니 이럴 때는 좀 거시기하다.
결론은 알아보고 전화를 주겠다는 것이고 어머니에게는 어제부터 이야기한 연어이니 찾으신다.
그러니 별수 없다.
동네농협 마트로 이국장이 갔다.
오늘 오후에 친구들이 온다 하여 사무실 출근을 안 하고 집에 있다 보니 내대신 어머니 옆에서 돌봄을 하고 있다.
그러니 마트도 이국장이 갔다.
그런데 가보니 없는가 보다.
하여 돌아오는 길에 기씨네 정육점에서 육회를 사 왔다.
연어를 기대하셨으나 없으니 좋아하시는 육회를 대신하여도 좋다고 하신다.
죽은 못 드셔도 육회는 그런대로 잘 넘어간다며 드신다.
이렇게라도 드시니 다행이다 싶다.
오늘은 육회 드시고 내일은 연어 오면 드릴게요, 로 꿩대신 닭이라고 연어 대신 소고기 육회를 드렸다.
일단 잡숫고 나면 기운이 나시는지 표정부터 좋아지신다.
아마도 그런 게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마음은 늘 짠하다.
어머니는 본인 말씀으로는 살이 많이 쪘다고 하시나 내가 보기에는 날로 여위신다.
뼈만 남은 거 같은 모습을 보면 늘 마음이 쓰리다.
실제로 병원에 계실 때보다 좋아지셨다는 이야기를 요양 보호사나 동생들도 하는데 내 눈에는 날로 여위는 것으로 보이니 마음이 아리기만 하다.
어제도 아리랑 노래를 해달라 해서 해드렸다.
스마트 폰으로 아리랑을 들려 드리면 따라 부르신다.
그런데 어머니의 노랫소리가, 아리랑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한이나 아쉬움 그리움 때문인지는 모르나
즐겁거나 곱게 만 들리지 않는다.
아마도 이별의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거 같다.
이런 느낌 다 기우이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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